고려인 강제이주 회상열차 대장정 돌입…알마티까지 6,500㎞

입력 2017-07-24 08:31  

고려인 강제이주 회상열차 대장정 돌입…알마티까지 6,500㎞

23일 라즈돌노예역 추모식 이어 고려인문화센터 진혼제

24일 신한촌 역사복원식 치르고 시베리아횡단열차 탑승



(우수리스크<러시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80년 전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행로를 따라가는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회상열차' 탐사단이 23일 오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본격 일정에 들어갔다.

각계 인사 84명으로 구성된 탐사단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에 도착한 뒤 곧바로 러시아 연해주 최대의 고려인 거주지이자 독립운동가 최재형과 이상설의 애국혼이 서려 있는 우수리스크로 향했다.

탐사단은 북쪽을 향해 버스로 이동하다가 우수리스크 못미처 라즈돌노예역에 내려 간단한 추도식을 올렸다. 이곳은 연해주 일대의 고려인들을 집결시켜 태운 여러 기차역 가운데서도 1937년 9월 9일 550명이 중앙아시아로 처음 출발한 '통곡의 역'이다.

추모식을 집전한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사업회' 공동대회장 함세웅 신부는 "강제이주로 희생된 고려인들이 죽는 날까지 꿈에도 그렸던 것은 어머니 품과 같은 고향과 모국이었을 것"이라며 "이분들의 희생을 묵상하고 이분들에게 온전한 모국과 고향을 찾아주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우수리스크에서는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꼽히던 최재형 고택을 맨 먼저 답사했다. 최재형 선생이 말년에 살던 이 집은 2014년 재외동포재단의 도움으로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가 러시아인으로부터 매입했으며 내년 4월 기념관으로 꾸며져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수이푼 강변에 있는 이상설 유허비는 지난 며칠간 호우가 내려 인근 도로가 잠기는 바람에 들르지 못하고 2010년 문을 연 고려인문화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는 회상열차 탐사단의 방문을 기념해 '1937 통곡의 연해주 진혼문화제'가 열렸다. 공연에 앞서 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인 이창주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석좌교수의 해설, 고려인문화센터 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이부영 공동대회장의 인사말, 이석배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와 김니콜라이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장의 환영사, 함세웅 신부의 추모기도 등이 진행됐다.

이부영 대회장은 "2004년부터 우리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6년 만에 힘겹게 완공했고 운영은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에 맡겼다"면서 "고려인들에게는 자긍심의 상징이자 모국을 이어주는 끈이기도 한 문화센터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니 마음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석배 총영사는 "연해주는 지난 150여 년간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고, 현재 한국과 러시아 교역량과 인적교류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요충지"라면서 회상열차의 성공을 기원했다.

고려인 3세와 4세로 이뤄진 공연단은 전통검무, 부채춤, 북 합주, 한국가요 독창, 합창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여 탐사단원들의 갈채와 환호를 받았다.


회상열차 탐사단은 24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서 역사 복원 준공식을 치를 예정이다. 신한촌은 1911∼1920년 항일독립운동의 요람이었으나 지금은 그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에 탑승해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 첫발을 디딘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를 거쳐 알마티까지 철도로 6천500㎞의 대장정에 나선다.

탐사단은 8월 2∼3일 알마티의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에서 국내외 전문가와 고려인 동포 학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제18회 세계한민족포럼을 개최한 뒤 8월 5일 귀국할 예정이다.

hee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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