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롤 전사 공정' 원천특허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원통에 잉크를 묻혀 인쇄를 하는 것과 비슷한 '롤 전사' 공정으로 차세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응용역학연구실은 이 기관이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롤 전사 공정을 마이크로LED 생산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롤 스탬프를 굴려서 임시 기판에 놓인 박막트랜지스터(TFT) 소자를 들어 올린 뒤, TFT가 붙은 롤 스탬프를 원하는 기판 위에서 다시 굴려 TFT 소자를 기판의 원하는 위치에 전사(轉寫)했다.
이는 롤러에 원하는 색상의 잉크를 묻히고 종이 위에 그 색을 옮기는 과정과 비슷하다.
연구진은 이어 이 기판 위에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입힌 롤 스탬프를 굴려 두 소자가 결합된 구조의 능동매트릭스(AM)형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가 완성되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스플레이에서 TFT 소자는 '스위치' 역할을, LED 소자는 빛을 내는 픽셀 역할을 한다.
이 연구실은 이에 앞서 2012년 연세대 안종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박막트랜지스터(TFT) 소자 제작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마이크로LED는 액체결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지금 널리 쓰이는 디스플레이보다 신축성이 크고 발광 효율과 소자 밀도를 높이는 데 적합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기대를 받고 있다. 투명하고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어 자율주행 자동차, 증강현실(AR) 기기, 모바일 기기, 웨어러블 기기 등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Market&Markets'는 마이크로LED 시장 규모가 올해 2억5천만 달러에서 2025년 199억2천만 달러로 연평균 54.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응용역학연구실 김재현 실장은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초당 1만여개의 LED를 전사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며 이는 기존의 부착 방식보다 최대 1만 배쯤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올해 3월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후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기계연은 또 이번 사업과 관련해 총 6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디스플레이 분야 중견기업인 ㈜루멘스는 LED 롤 전사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제조 장비 및 제조 공정 기술을 이전받았으며, 지난 20일 열린 성과 보고회에서는 기계연과 보다 다양한 기술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자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묶음예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기계연의 '나노소재 응용 고성능 유연소자 기술 기반 구축 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파동에너지 극한제어 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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