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디젤차 담합설' 조사…BMW 관련의혹 전면 부인

입력 2017-07-24 11:57  

EU집행위 '디젤차 담합설' 조사…BMW 관련의혹 전면 부인

독일 여론·정치권 의심 증가…9월 총선 최대이슈될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디젤차 배출가스 처리와 관련한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담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혹을 사는 업체 가운데 하나인 BMW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으나 정치권, 여론의 의심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BMW, 다임러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디젤차의 배출가스 처리와 관련해 20여 년간 비밀 담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EU 집행위가 곧 조사에 나섰다.

앞서 독일 주간 슈피겔은 "이들 자동차 업체들이 1990년대부터 자동차 제조 기술, 생산 비용, 부품업체, 배출가스 저감장치 등과 관련해 비밀리에 담합해왔다"는 폭로기사를 게재했다.




슈피겔의 보도에 따르면 업체들은 특히 2006년부터 디젤차가 배출하는 유해한 질소산화물 처리를 두고 수차례 만나 이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이런 만남을 통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꾸는 용해제 애드블루(AdBlue)를 위한 소형 탱크를 차에 장착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애드블루를 담아두는 탱크의 크기와 배합비율에 대해서도 입을 맞췄다.

특히 애드블루 탱크의 크기가 커질수록 제조원가가 비싸지는 것을 염두에 둔 업체들은 모두 작은 탱크를 쓰는 데 합의했고, 이는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 슈피겔의 주장이다.

이 같은 사실은 폴크스바겐이 최근 독일 당국에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드러났다.

하지만 대상 중 하나인 BMW는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BMW는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그룹의 관점에서 다른 제조업체들과 한 논의의 목적은 (유럽 기준에 맞는 애드블루) 탱크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BMW의 최근 모델들은 두 가지 배출가스 정화기술을 조합했기 때문에 작은 탱크를 장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이어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휘말린 독일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비판여론은 식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업계의 부정 의혹이 오는 9월 독일 총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독일 언론과 야당은 앙겔라 메르켈 정부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의 부정행위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의 경쟁자인 마틴 슐츠 사회민주당 당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담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거대한 사기행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녹색당의 올리버 키르셔 의원도 "배출가스 스캔들을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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