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이 외국 항공사 소속의 대만 승무원의 국적을 중국으로 바꿔 표기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엑스는 최근 중국 세관의 요구로 인해 출입국신고 서류에 대만 승무원의 국적을 중국으로 바꿔 표기했다.
대만 승무원은 "난 중국인으로 바뀌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출입국 신고서류 사진 한장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는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에 탑승한 승무원들의 명단 중 1명이 중국(CHN) 국적으로 표기돼 있다. 그간 대만인 승무원은 대만(TWN)으로 표기돼 왔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이 대만 승무원에게 정치적 사유로 자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에 배정된 대만 승무원들의 국적은 TWN에서 CHN으로 바꿔야 한다고 통보했다. 이는 앞으로 중국행 비행기에만 적용된다.
중국 당국은 항공사측에 대만 승무원의 국적 표기가 잘못됐다며 수정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아시아 엑스가 최근 대만 북부 타오위안(桃園)시에서 실시한 승무원 채용 면접에는 2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모였지만 이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자들은 사측으로부터 중국행 항공편에 배정된 대만인 승무원들이 국적 표기를 중국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불쾌하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다.
에어아시아 엑스에 앞서 지난 5월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 항공에서도 대만 승무원의 국적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에미리트 항공은 대만인 승무원들이 유니폼에 중국 국기 배지를 착용할 것을 지시했고 다른 직원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를 것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하나의 중국' 인정을 거부하자 외교, 군사 측면에서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와 범위를 다각도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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