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텔레워크 데이' 행사…정부·기업 등 927개 기업·단체 참가
2020도쿄올림픽 선수촌 예정지 도요스 '혼잡완화 효과'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패럴림픽 개막일을 만 3년 앞둔 24일 재택근무 등 회사 이외의 장소에서 근무하는 텔레워크가 도쿄(東京) 등 일본 수도권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일본 정부는 일하는 방식 개혁방안의 하나로 IT(정보기술)를 활용해 회사 이외 장소에서의 근무도 인정하는 텔레워크 도입을 업계에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 기간 경기시설이 몰려 있는 수도권의 교통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올부터 '텔레워크데이'로 명명한 국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서 일제히 실시된 "텔레워크 데이" 행사에는 일본 정부와 도쿄도(東京都), 민간기업 등 927개 회사와 단체 직원 약 6만 명이 참가했다.
텔레워크 확산운동 주무 부처인 총무성의 경우 재해대책 담당 부서 등을 빼고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직원 900여 명이 텔레워크에 참가했다. 차관급인 부대신과 정무관 등은 의원회관 등에서 근무했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은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이 참석하는 TV회의를 주재했다.
참가업체인 통신공사회사 NESIC(NEC Networks & System Integration Corporation)는 이날 아침 우시지마 유시 사장 등 임원의 절반이 가와사키(川崎)시에 있는 사무실과 자택에서 참가하는 '텔레워크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달부터 국내외 어디서든 업무(work)와 휴가(vacation)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도인 '워케이션(wakation)'을 도입한 일본항공(JAL)도 이날 오후 첫 웹 임원회의를 연다.
일본항공 등기임원인 우에다 에이시는 세계자연문화 유산인 홋카이도(北海道) 시레도코(知床)에서 이날 오후에 열리는 웹 임원회의에 참가할 예정이다. 일요일 저녁 시레도코에 도착한 우에다 이사는 오후 1시 반부터 1시간 정도 열릴 예정인 첫 웹임원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 2시 반에 근무를 끝내고 현지 관광을 할 계획이다. 우에다 이사는 정상 근무한 것으로 간주되며 유급휴가 일수에도 영향이 없다.
NTT데이터는 사원의 약 70%에 해당하는 7천600명이 텔레워크에 참가했고 식품 메이커 갈비, 전일본공수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텔레워크를 실시했다.
텔레워크는 올림픽 기간 관광객 등의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한 교통체증 완화가 목적의 하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런던 시내 기업의 약 80%가 텔레워크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기간 중 재택근무와 시차통근, 휴가 등으로 회사 출근을 줄이도록 업계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림픽을 계기로 다양한 일하는 방식이 정착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도 교통혼잡 완화를 위해 도내 기업에 시차출근제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자가 둘러본 도쿄 지하철 도요스(豊洲)역 일대는 텔레워크데이의 영향으로 출근시간대 혼잡이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스 역 부근은 대기업의 본사가 많은 데다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예정지다. 평소에도 출근시간대에 정체가 심한 곳이지만 이날은 역 앞 횡단보도도 별로 붐비지 않았다.
현지 파출소 근무자는 "평소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밀려 신호가 바뀌기 전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다 건너가지 못하기 일쑤인데 오늘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텔레워크데이가 실시됐다고 설명하자 그제야 납득이 간다는 표정이었다고 한다.
총무성에 따르면 텔레워크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작년 기준 13.3%에 그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도입률을 34.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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