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패·홑받침은 표준어로 추가…외래어 다듬은 말도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금까지 '오다'의 명령형은 '오너라'였다. 종결 어미 '-거라'의 뜻풀이에 '오다를 제외한 동사 어간 뒤에 붙어'라는 단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오거라'로도 쓸 수 있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24일 실제 언어생활과 비교해 의미와 용법이 다른 것을 바로잡고 표제어를 추가·삭제한 2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 32건을 발표하면서 '-거라'의 뜻풀이 중 '오다를 제외한'이라는 문구를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표준국어대사전 수정으로 인해 풍물놀이를 하는 무리인 '풍물패', 하나의 자음자로 이뤄진 받침인 '홑받침', 매우 짧다는 뜻의 '짧디짧다'가 표준어로 새롭게 인정됐다.
또 '세후'와 '강'도 언어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의미가 추가됐다.
세후는 본래 '설을 쇤 뒤'라는 뜻만 있었으나, '세금을 낸 후'라는 뜻으로도 쓸 수 있게 됐다. '세금을 낸 후'의 세후(稅後)는 종전의 세후(歲後)와는 한자가 다르다.
'강'에는 '일정한 범위 안에 드는 강자'라는 뜻이 더해졌다. 이는 운동 경기에서 흔히 사용하는 '4강(强)', '몇 강' 등의 용어에 대한 뜻풀이다.
'늦되다'에는 '어떤 일을 하는 데 평균보다 더 걸리다'는 뜻풀이가 새롭게 생겼고, '소지'는 '본래의 바탕'이라는 뜻풀이에 '문제가 되거나 부정적인 일 따위를 생기게 하는 원인'이 추가됐다.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현안을 결정하는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제도인 '란트슈게마인데'는 '란츠게마인데'로 표준어가 변경됐다.
단어 '몽니'의 뜻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심술을 부리는 성질'에서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로 뜻풀이가 간단해졌다.
이와 함께 국립국어원은 자주 쓰이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꾼 다듬은 말도 발표했다.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증거를 의미하는 외래어 '스모킹 건'은 '결정적 증거'가 다듬은 말로 정해졌고, '스마트 모빌리티'와 '퍼스널 모빌리티'의 다듬은 말로는 '1인 자동차'가 뽑혔다.
이외에도 '오픈 프라이머리'는 '국민 경선(제), '오픈 소스'는 '공개 소스', '로드 쇼'는 '투자 설명회'가 각각 다듬은 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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