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 투혼' 푸 파이터스 "한국 관객은 공연에 100% 열광"

입력 2017-07-24 15:40   수정 2017-07-24 15:46

'깁스 투혼' 푸 파이터스 "한국 관객은 공연에 100% 열광"

8월 22일 '리브 포에버 롱' 콘서트 앞두고 인터뷰

"'너바나'였음이 자랑스러워…커트 코베인은 대단한 작곡가"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지난 2015년 7월,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안산M밸리 록페스티벌'이 열렸다.

축제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는 미국 하드 록의 상징 '푸 파이터스'.

보컬과 기타를 맡은 데이브 그롤(48)이 등장하자 관객들 입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깁스한 다리 때문이었다. 한 달 전 스웨덴 공연 중 무대에서 추락해 다른 투어들은 취소했지만, 한국 팬들과 만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랬던 푸 파이터스가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오는 8월 2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 콘서트를 통해서다.





24일 전화 인터뷰로 만난 데이브 그롤은 설레는 목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2년 전 한국 공연은 정말 최고였어요. 관객들이 정말 미쳐있었죠. 그렇게 100%를 공연에 내던지는 관객들을 만나는 건 흥분되는 일이에요. 그때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꼭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시 공연하게 돼 기쁩니다."

푸 파이터스를 말하면서 '너바나'를 빼놓을 수는 없다.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은 1994년 커트 코베인의 자살로 팀이 해체되자 이듬해 푸 파이터스를 결성, 현재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발표해 2천50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는 "푸 파이터스로 활동한 지 20년이 넘었으니, 어린 친구들은 내가 너바나에서 드럼을 쳤다는 걸 알면 깜짝 놀란다"며 "하지만 난 너바나였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커트는 대단한 작곡가였다"고 입을 열었다.

"사실 처음엔 과거를 생각하지 않고 푸 파이터스 활동에만 집중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 10주년, 20주년처럼 기념일이 돌아올 때마다 너바나가 우리 문화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달아요. 정말 자랑스럽죠."







반짝 명멸하고 마는 밴드들과 달리 푸 파이터스가 장수하는 비결은 뭘까.

그는 "'노'(N0)라고 말할 때를 아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중심에 있다면 다른 것들은 쉬워요. 우리 목표는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밴드가 되는 것이었고, 그것에 집중했죠. 멤버들과 사운드 엔지니어 등 함께하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다 이겨낼 수 있어요."

이번 무대에 앞서 푸 파이터스는 새 싱글 '런'(Run)을 발매했다. 데이브 그롤이 직접 감독한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은 모두 노인 분장을 했다.

"우린 더 이상 예전처럼 젊거나 귀엽거나 잘생기지 않잖아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아예 100살쯤으로 보이게 하면 어떨까 했어요. '런'은 억압된 일상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에 대한 노래니까 뮤직비디오에도 노인들이 감옥 같은 요양소에서 뛰쳐나오는 장면을 넣었죠."

오는 9월 발매할 새 앨범 '콘크리트 앤드 골드'(Concrete and Gold)에 대해선 "우리가 만든 모든 것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앨범"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푸 파이터스의 내한무대엔 브리티시 록을 상징하는 '오아시스'의 보컬 리엄 갤러거도 함께한다. 두 아티스트는 종종 협연을 해왔다.

데이브 그롤은 "리엄 갤러거는 제 친구이자 '전설'"이라고 추켜세웠다.

오랜만에 만날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이번 공연은 지난번보다 훨씬 더 크고(bigger), 시끄럽고(louder), 긴(longer) 공연이 될 거에요."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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