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수역 고등어잡이 2년째 입어조차 못해"

입력 2017-07-25 06:31  

"일본수역 고등어잡이 2년째 입어조차 못해"

한일어업협상 장기결렬에 부산 어업피해 눈덩이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한일어업협정 결렬 상태가 길어지면서 부산지역 어업피해가 커지고 있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2016년 어기(2016.7.1∼2017.6.30) 한일어업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데 이어 2017년 어기(2017.7.1∼2018.6.30) 협상도 어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협상 결렬이 역대 최장기간으로 길어지고 있다.




한일 두 나라는 1999년 1월 어업협정을 발효한 이후 매년 어기에 맞춰 어업협상을 하고 상대방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얼마나 조업할지를 협의해왔다.

우리나라는 일본 EEZ에서 연승과 선망어선이 주로 갈치와 고등어를 잡았고 일본은 우리 쪽 EEZ에서 고등어를 잡아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어업협상도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일본수역에서 고기를 잡는 부산지역 어선들의 피해는 업계 추산으로 최근 9개월간 모두 4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등어를 잡는 대형선망 어업이 347억원으로 피해액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가자미와 참돔 등을 잡는 중형저인망 어업이 46억원, 붕장어와 가자미를 어획하는 근해연승어업이 32억원의 어획손실을 기록 중이다.

어획량 감소에 따라 부산지역 위판장과 가공·유통업 등 연관산업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기준으로 부산공동어시장 위판량은 3만8천771t(897억원 상당)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만1천889t(1천140억원)과 비교해 38%나 줄었다.

특히 선단을 이뤄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어업은 3월부터 10월까지 일본수역에서 조업해왔으나 한일어업협정 결렬로 올해 조업을 전면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대형선망 어업은 겨울 조업기인 지난해 11월부터 2월까지도 주요 어장인 제주해역에서 어획 부진에 시달린 데 이어 올해 일본수역 조업까지 중단하면 연중 조업체계가 완전히 붕괴하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지역 어업인 피해예방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과 폐업지원비 현실화, 대형선망어선 감척 지원, 대체어장 개발 지원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 한일어업협정이 난항을 겪는 것은 조업량을 두고 한일 두 나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정치·외교 문제에 따른 한일관계 경색이 더 큰 원인"이라며 "협상 결렬 장기화에 따른 지역 어민들의 피해 예방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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