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암만주재 외교관 전원 철수 결정
요르단은 총격 가한 이스라엘인 출국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요르단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후 외교관들의 철수를 결정했으나 요르단 당국이 이 사건에 연루된 이스라엘 경비원의 출국을 금지해 양국 간 외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4일 이스라엘과 요르단 언론에 따르면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있는 이스라엘대사관 소속 이스라엘인 경비원은 전날 대사관 단지 인근 아파트에서 자신을 드라이버로 찌르려고 시도한 팔레스타인 태생의 요르단 국적자 모함메드 알주다(17)를 사살했다.
이 경비원은 현장에서 알주다 이외 또 다른 요르단인에게도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두 번째 요르단인이 숨진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경비원은 사건 직후 이스라엘대사관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이스라엘대사관 직원이 연루된 총격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요르단 간 외교 갈등도 불거졌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긴급 회동을 열고 요르단 주재 이스라엘대사관에서 일하는 전 직원들의 즉각적인 철수를 결정했다. 요르단 시위대의 공격이나 대사관 주변에서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 때문이다.
전날 암만에서는 알주다를 지지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요르단 당국은 총격 사건에 연루된 이스라엘 경비원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그의 출국을 금지했다. 또 군 병력을 보내 이스라엘대사관과 연결된 도로를 폐쇄하고 그 주변을 봉쇄했다.
이에 이스라엘 외무부는 지금 단계에서 요르단 당국의 조사를 수용할 수 없으며 해당 보안요원은 외교 면책 특권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소식통은 요르단인의 경비원 공격 동기는 예루살렘 성지 템플마운트 보안조치를 둘러싼 갈등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으나 요르단 당국은 구체적인 내막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알주다의 아버지는 요르단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기 아들을 순교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주다는 가구 설치를 위해 이스라엘 경비원들이 사는 아파트 건물에 가구 회사 직원들과 함께 들어갔다가 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양국은 1994년 평화 협정에 따라 외교 관계를 수립했으나 최근 이스라엘이 템플마운트 입구에 금속 탐지기를 설치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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