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4개국, 카타르 압박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카타르 단교 사태' 중재를 위해 걸프 국가들을 순방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번 위기 해결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순방을 마치고 터키 앙카라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우리의 (이번) 방문과 접촉은 안정성과 상호 신뢰 재건으로 가는 길에서 중요한 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파괴하기는 쉽다. 어려운 것은 파괴된 것을 재건하는 것"이라며 "그리고 국가 간 관계에서 이것은 더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단교사태의 당사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중재자로 나선 쿠웨이트를 찾은 데 이어 카타르에서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군주와 회담했다.
터키는 이번 단교사태로 미묘한 위치에 놓였다.
터키는 카타르와 전략적인 동맹 관계를 지키면서 동시에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와의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아랍권 4개국은 카타르에 터키와의 군사 협력을 중단하고 카타르 내 터키군 기지 설치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카타르와 터키는 이를 일축했고, 터키는 오히려 카타르 기지 내 병력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웨이트와 터키 외에 러시아도 카타르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 인터뷰에서 "우리는 쿠웨이트의 중재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만약 이러한 노력의 일부로 혹은 이러한 노력에 더해 모든 당사국이 러시아가 도움이 되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호소에 응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국의 이런 노력에도 아랍권 4개국은 카타르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들 4개국은 25일 공동 성명을 통해 카타르와 예멘, 리비아와 연계된 단체와 개인을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4개국은 카타르 당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9개의 자선 단체와 9명의 개인을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했다.
동시에 카타르인 3명과 예멘인 3명, 리비아인 2명, 쿠웨이트인 1명이 극단주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누스라전선과 다른 시리아 무장 테러조직을 지원하는 자금 모금에 연루됐다고 덧붙였다.
이들 4개국은 지난달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카타르가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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