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보통은 야생 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중증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이 고양이를 매개로 전파된 사례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2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작년 일본 서부 지역에 사는 50대 여성 A씨가 고양이에 물린 뒤 SFTS에 걸려 열흘 후 사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국립감염증연구소는 A 씨에게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없었고 야생 고양이가 SFTS 증상을 보인 것으로 미뤄 야생 고양이가 SFTS에 걸린 뒤 A 씨를 물어 SFTS를 감염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SFTS가 포유류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A 씨는 길거리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고양이를 발견해 동물병원에 데려다주려다가 고양이에게 손을 물렸다.
후생노동성은 이와 함께 애완용으로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SFTS에 걸린 사례 1건씩이 올해 들어 보고됐다고도 설명했다. 이 개와 고양이를 키운 사람은 다행히 SFTS에 걸리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매년 20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오는 SFTS는 진드기 중 작은소피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SFTS는 감염되면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식욕부진, 고열, 구토·설사, 혈소판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그동안 SFTS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진드기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몸을 잘 씻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포유류도 감염될 수 있고, 심지어는 포유류를 통해 사람에게 옮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일본 방역 당국은 당부했다.
후생노동성은 "동물이 SFTS를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은 극히 드물지만 만일을 위해 개나 고양이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면 동물병원에 데려가 진료를 받도록 하고 수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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