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보험급여 정지 대신 과징금 대폭 인상 고심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걸린 제약사의 의약품에 대한 처벌방식이 환자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리베이트로 물의를 빚은 의약품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정지, 제외하는 이른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 제도가 불법을 저지른 제약사를 엄벌한다는 애초 취지와는 달리, 리베이트로 적발된 약을 먹는 환자에게까지 불똥이 튀면서 자칫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7월 시행된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리베이트 의약품에 대해 리베이트 액수에 비례해 1년 범위에서 보험급여를 정지하고, 같은 약이 5년 이내에 다시 정지 대상이 되면 급여대상에서 완전히 빼버리는 것이다.
문제는 보험급여가 정지되면 비급여 의약품으로 전환되면서 환자는 약값 전액을 고스란히 부담하든지, 다른 대체약으로 바꾸든지 하는 등 난감한 상황에 빠진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제공 행위로 시장질서를 교란한 제약사를 처벌하려던 애초 목적과는 달리 환자 치료 보장권을 제한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문제로 복지부는 지난 5월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한국노바티스의 42개 의약품을 처분하면서 9개 품목만 급여정지하고 나머지 33개 품목은 과징금으로 대체해 부과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복지부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대해 결국 보험급여 정지가 아닌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환자 피해 우려 사이에서 고심한 결과였다.
당시 복지부는 글리벡의 경우 환자가 수년간 장기 복용해야 하는 항암제여서 도중에 변경하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전문가 의견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환자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하기 위해 급여정지를 하지 않는 대신 과징금 상한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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