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손혜원, 김군자 할머니 빈소서 '엄지척 사진' 논란(종합2보)

입력 2017-07-25 17:40   수정 2017-07-25 17:48

송영길·손혜원, 김군자 할머니 빈소서 '엄지척 사진' 논란(종합2보)

웃는 단체사진에 네티즌들 "볼썽사납다" 지적

송영길 "진심으로 사과"…손혜원 "경솔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군자 할머니의 빈소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밝은 표정으로 촬영한 기념사진이 25일 SNS 등에서 논란이 됐다.

논란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전날 오후 7시 20분께 송영길·손혜원 의원이 경기 성남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의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일행과 촬영한 기념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하고 "이들 표정 보고…칠순잔치 오셨나"라는 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사진 속에는 두 의원이 10여 명과 함께 장례식장 안 음식을 차린 탁자에 둘러앉거나 서서 '엄지척'을 하며 환하게 웃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트위터 글에는 금세 "남의 장례식장에 와서 잔치 기분 내고 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다.", "뭐 하는지 볼썽사납다"는 등의 비판성 댓글이 달렸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망자의 영면을 빌어야 할 조문 자리에서 엄치를 치켜세우며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특히나 여당의 두 정치인이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정치적 도구로만 인식하고 있고, 진정한 애도의 마음이 있는지 누가 의심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김군자 할머니 빈소에서 벌어진 해괴망측한 상황에 분노한다"며 "두 의원과 함께 민주당 당 차원의 즉각적인 사죄는 물론 국회 윤리위 회부 등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송영길 의원을 지목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할 만큼 판단이 흐려진 송 의원은 스스로 정계를 은퇴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은 아닌지 차분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송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군자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위안부'를 포함한 일제 강점기의 만행에 분노하고 김군자 할머니의 명복을 기리는 모든 분께 큰 상처를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일제 강점기 청산과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을 고민해야 할 때 잠깐의 감정에 취했던 저의 부족함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누구보다 앞장서는 것으로 지금의 빚을 갚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이날 오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평소에 뵙고 싶었던 분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장례식장의 추모 분위기에 맞지 않은 엄지척 제스처를 취한 점은 제가 경솔했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자리를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에서 긴장하지 못했고, 사과드린다. 제 잘못이다"며 "저 때문에 뜻하지 않게 구설에 오른 송 의원과 시민들께도 사과드린다. 부디 이분들의 의미있는 참여까지 폄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손 의원은 이날 새벽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아직 못다 푼 한 때문에 안타까움도 많은 자리였으나 그래도 호상으로 장수를 누리신 할머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기쁘게 보내자는 봉사자들의 뜻도 있었다"며 "빈소에서 여러분과 지낸 오늘 밤은 행복했다. 성숙한 의식의 시민들이 함께 해주신다는 것을 알게 돼 큰 힘과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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