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기록 내생균 2종 발견…침엽수 보존 활용 기대

입력 2017-07-26 06:00  

국내 미기록 내생균 2종 발견…침엽수 보존 활용 기대

국립생태원, 아고산대 분비나무에서 국내 첫 발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아고산대 침엽수종인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에서 국내에는 보고되지 않은 내생균 2종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2종은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6월 강원도 인제군의 점봉산에서 채집한 분비나무 잎을 분리·배양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아고산대(subalpine zone)란 고산지대와 산지대 사이로, 통상 해발 1천500∼2천500m에 해당한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침엽수종인 분비나무는 아고산대 생태계의 대표 수종으로,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 환경의 변화로 개체 수가 줄고 있다.

내생균은 식물 내부에 존재하는 진균으로, 환경 변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 향상, 병원균 및 초식동물에 대한 보호작용 등에 관여한다. 내생균이 분비하는 생리 활성 물질은 신약 후보 물질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에 발견된 내생균은 페지쿨라 스포룰로사(Pezicula sporulosa), 플릭테마 바가분다(Phlyctema vagabunda) 등 2종으로, 유럽이나 러시아 등에서 보고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발견된 적이 없다.


페지쿨라 스포룰로사는 균총(하나의 균이 눈에 보일 정도로 자라있는 무더기)의 잎 가장자리 형태가 톱니처럼 얕게 갈라졌으며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으로 안정된 형태를 띤다. 표면의 색상은 연한 갈색이다.

플릭테마 바가분다는 균총의 잎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게 발생하고 표면 색상은 흰색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이번 내생균 2종이 아고산대 침엽수림의 집단 고사와 쇠퇴현상에 대한 대책 기술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2종은 아고산대에 대한 적응도가 다른 내생균보다 높은 만큼 이들을 접종해 분비나무의 환경변화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기후변화 취약종인 분비나무를 비롯해 우리나라 고유종인 구상나무 등 아고산대 침엽수에 대해 내생균을 활용한 보전 전략을 세울 것"이라며 "복원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내생균의 기초생태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내생균을 오는 9월 한국균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Mycology) 등 국내·외 전문학술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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