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소규모 외은지점 자금세탁 고위험 고객확인 소홀"

입력 2017-07-26 06:00  

금융당국 "소규모 외은지점 자금세탁 고위험 고객확인 소홀"

"자금세탁 의심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도 운영 안해"

금감원 37개 외은지점 준법감시인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일부 소규모 외국은행 국내 지점(외은지점)이 고객 위험평가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아 테러나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된 개인·법인·단체 등 고위험 고객확인에 소홀할 수 있다고 금융당국이 지적했다.

또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아 의심스러운 거래보고 업무가 소홀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국내 37개 외은지점 대상 자금세탁 방지체제 자체점검 및 평가 결과를 토대로 외은지점 준법감시인 간담회를 열고 미흡한 사례를 설명하고 유의사항을 전달하는 한편, 건의사항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조직·인력 여건상 내부통제가 소홀할 수 있는 소규모 외은지점들에 대해 철저한 자금세탁방지체제 구축을 당부하면서 필요시 취약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하고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엄정히 제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외은지점들의 자체점검결과, 일부 외은지점은 자금세탁방지(AML) 업무와 관련한 주요 조치나 감사 결과의 이사회 보고를 누락했거나 관련 조직·인력 운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자급을 보고책임자로 임명하거나, 자금세탁 업무 담당 인력이 1명에 불과하거나 자금세탁방지업무와 다른 업무를 겸직해 이해 상충의 소지가 있는 사례도 발견됐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한 조치나 감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고, 고객확인과 의심스러운 거래, 고액현금거래 보고 업무를 총괄할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내부보고체제를 수립해야 한다.

일부 소규모 외은지점은 또 고객의 자금세탁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거나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 출시전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하는 절차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거래시 실명과 실제소유자 여부 등을 확인하고, 고객의 위험을 평가해 고위험 고객에 대해서는 직업과 업종, 자금원, 거래목적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유엔 지정 테러리스트나, 대량살상무기 확산 관련자, 이란이나 북한 등 특정 고위험 고객에 대해서는 거래를 거절하거나 별도의 거래승인 절차를 갖춰야 하고,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 취급 전에도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





일부 소규모 외은지점은 또 의심스러운 거래를 모니터링 하고 자동으로 추출해 내기 위한 전산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추출기준을 영업환경 변화 등을 감안해 수시로 점검하고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의심스러운 거래보고 업무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지적이다.

금융회사는 거래 모니터링을 통해 비정상적 거래행위를 식별하고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

같은 사람에게 1일 2천만 원 이상 현금을 지급 또는 영수한 경우 30일 내에 FIU에 보고도 의무화돼 있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으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상시감시 체제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금융회사와 지속적 소통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자금세탁방지체제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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