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회원국, 러시아 무기 구매 이례적…美 심각한 우려 표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터키가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의 터키 공급에 관한 문서에 서명했다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터키 언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자국 여당 원내교섭단체 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이 문제(미사일 구매 문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서명이 이루어졌다"면서 "S-400 미사일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 시스템의 국내 생산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터키는 수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받지 못했다. 다른 모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토 회원국이 아닌 러시아제 미사일을 구매키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나토 회원국인 그리스도 몇 년 동안 (러시아제) S-300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지만 미국은 개의치 않는다"면서 "왜 우리가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에는 흥분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에르도안은 그러나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언제, 어떤 문서에 서명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4일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S-400 '트라이엄프' 4개 포대를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에 들여오기로 합의하고 양국이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터키가 S-400 구매분 4개 포대 가운데 2개 포대분을 터키에서 제조하고 기술이전을 받는 조건으로 25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간 후 미국은 터키의 S-400 구매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에르도안은 "S-400 구매를 우려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각국은 스스로의 안보 확보를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터키의 러시아제 무기 구매 결정은 최근 미국, 독일 등 나토 회원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구매가 현실화할 경우 양측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S-4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외국 국가는 러시아와 사상 유례없는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유일하다.
중국은 앞서 2014년 러시아와 S-400 미사일 3개 포대분 수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9년까지 도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밖에 러시아의 전통 우방인 인도 정부가 지난해 10월 러시아 정부와 S-400 구매 협정을 체결했지만, 아직 본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
S-400 방공미사일은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한꺼번에 1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 최고 수준의 방공미사일로 평가받는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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