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대출 조장' 대부업 감독 강화…내달초까지 공공·민간 소멸시효채권 정리
9월까지 금융공공기관 '비정규직→정규직'안 마련…금리·수수료 합리적 산정 유도
(서울=연합뉴스) 이 율 홍정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6일 금융기관들이 외환위기 이후 가계대출 등 위주로 손쉬운 영업에 안주하면서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금융으로 자금이 쏠렸다고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취약계층의 고금리 부담 경감을 위해 내년부터 최고금리를 24%까지 인하하고 다음 달 초까지는 추심으로 고통받는 장기연체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공공·민간부문 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신속하게 정리하기로 했다.
그는 다음 달 중 가계부채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9월까지 금융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금융 본연의 역할이 위험 선별인데도 우리 금융기관은 가계나 기업 등 차주와 정책금융기관 등으로 위험을 전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외환위기 이후 자금이 혁신중소기업 등 생산적 분야보다 가계대출, 부동산 금융 등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 총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1998년 27.7%에서 지난 43.4%로 15.7%포인트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여전히 약 70% 수준이다.
이같이 자금이 기존 자산시장에 과도하게 쏠릴 경우 생산성 증대와 무관하게 가격 변동성만 확대해 거시경제와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그는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하반기에 금융업권별 자본규제를 전면 재점검하고 금융회사가 적정한 리스크분담 하에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금리·수수료 등을 산정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인대표자 연대보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담보 보증이 없어도 기술과 아이디어 같은 무형자산만으로도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술력과 함께 특허권, 매출전망 등 영업가치를 종합평가하는 기업가치평가 모형을 개발하고 향후 은행 여신심사에 내재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9월까지 금융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방안을 마련하고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하반기 중 금융 분야 로드맵을 만들고 금융업 인허가 절차 세부개선 등을 통해 창의적인 신규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할 계획이다.
또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다음달 중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체제로 전면 전환과 자영업자와 서민 등 취약부문 배려장치 등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신용 취약계층 부담 경감을 위해 시행령을 개정, 내년 1월부터 대부업법(연 27.9%)과 이자제한법(25%)인 최고금리를 24%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또 3분기 중 쉬운 대출을 조장하는 대부업계의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대부감독강화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불법 사금융 확대 가능성에 대응해 국무조정실의 범정부적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검·경·행정청의 일제 단속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불법 사금융동향과 대부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제도권 금융시스템에서 탈락해 장기간 추심으로 고통받는 장기연체자들의 재기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내 국민 행복기금, 금융 공공기관, 대부업체 등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채권(1천만 원 이하, 10년 이상)을 신속히 정리하고, 추심 관련 제도 개선과 부실채권 유통시장 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중금리 사잇돌 대출 취급기관을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상호금융으로 확대하고 취급규모도 1조 원에서 2조1천500억 원으로 늘려 서민 금융부담을 경감할 계획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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