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풀뿌리대회 워싱턴서 개최…만찬 본행사에 하원의원 17명 참석
김동석 KACE 이사 "의원 면담 성공률 절반 넘겨…공공외교 첨병 자부"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재미 한인 동포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DC에서 한인들의 정치력 영향력을 드러내고 한인 정치인과 로비스트를 육성하는 행사를 열었다.
특히 연방 상하원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한인의 정치적 요구를 전달하는 '집단 로비' 활동을 통해 미국 사회에서 한인들이 더는 '정치적 소수'가 아님을 과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한인 풀뿌리대회(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를 통해서다.
재미 한인의 정치력 신장을 목표로 하는 '시민참여센터(KACE)'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미주 전역에서 모인 참석자 600여 명 가운데 80여 명이 오전에 조를 나눠 상하원 의원들을 직접 찾아가 재미 한인의 애로 사항과 요구를 전달하고 협조를 약속받았다.
특히 오후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본행사에는 이들이 만난 의원들 중 무려 17명의 하원의원이 참석해 한인들의 권익을 보장하고 한국 관련 이슈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는 의정 활동을 다짐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캘리포니아)을 비롯해 테드 요호 아태소위원장(플로리다), 테드 포(캘리포니아·이상 공화) 의원 등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들도 모습을 보였다.
로이스 위원장은 행사에서 한인들과의 협조 속에 일본군위안부결의안과 각종 대북제재 법안과 결의안 등을 통과시키고 독도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우리가 함께해야 할 일들이 많다"면서 "한미 양국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독도는 한국의 영토"라고 강조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포 의원은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자신이 주도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규탄 결의안이 통과된 사실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한국의 편에서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동석 KACE 이사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작년만 해도 의원들을 만나러 가면 성사되는 비율이 5분의 1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절반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면서 "이는 행사를 통한 한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증거로 내년에는 법안도 제안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역 연방의원을 5명 이상 의사당 밖의 같은 장소에 모아놓을 수 있으면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로 인정받는다"면서 "한미 비자 면제 프로그램. 일본군위안부결의안 등 미 의회를 통해 거둔 성과는 미주 한인들의 정치 참여와 비정부 차원의 공공외교를 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호영 주미 대사는 행사에서 "첫회부터 4년째 이 행사에 참석했는데 발전의 속도가 놀랍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경협 의원도 참석해 한인들을 격려했다.
앞서 행사 참석자들은 전날 미리 모여 로비 활동을 위한 사전 전문 교육을 받고 전달할 의제를 설정하고 조율했다. 200여 명의 동포 대학생과 고등학생까지 참여해 '예비 정치인'의 자질을 가다듬었다.
주요 요구 사항으로는 이민 제도의 취약점, 한국인이 많이 종사하는 중소 자영업의 제도 보완, 언어 장벽 해소,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 등이 선정됐다.
이들은 26일 오전 총괄 평가를 통해 미비점을 점검하고 보완책을 강구한 뒤 각자의 거주지로 돌아간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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