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정차이 낙마 후 中 권력재편 관전평…후춘화·천민얼 촉각

입력 2017-07-26 13:37  

쑨정차이 낙마 후 中 권력재편 관전평…후춘화·천민얼 촉각

19차 당대회 10월말 개최설…당장에 '시진핑 정신' 삽입?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차기 주자로 꼽혀온 쑨정차이(孫政才·53) 전 충칭시 서기의 낙마가 중국 권력지형에 엄청난 후폭풍을 낳으며 다양한 관전평이 쏟아지고 있다.

쑨 전 서기가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와 함께 현재의 5대 지도부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자리를 오는 2022년에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돼 왔던 터여서 충격이 더 크다.

쑨 전 서기의 돌연한 실각으로 권력재편의 신호탄이 쏴 올려지면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지도부를 결정할 올 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가 언제 열리느냐에 일단 촉각이 쏠린다.

19차 당대회는 중국 공산당의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2017년 하반기 베이징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아직 정확한 개막일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은 시 주석의 예상된 일정으로 추측해보건데 19차 당대회는 오는 10월말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한 외교소식통도 "11월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시 주석이 중국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실무적 준비를 위해 당대회 시기를 약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 18차 당대회는 11월 8∼14일에, 2007년 17차 당대회는 10월 15∼22일 개최됐다.

현재 쑨 전 서기의 낙마에 따라 19차 당대회에서 그를 대신할 주자가 누가 될지,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단이 어떻게 구성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맞물려 또다른 차기 주자 후춘화 서기가 온전하게 남게 될지도 관심사다.




연령에 따른 퇴임관례에 따르면 현재 7인 체제의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왕치산(王岐山),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5명이 모두 퇴진 대상이다.

하지만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시 주석의 반(反)부패 작업 지원 명분으로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관행을 깨고 유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궐석이 생기는 네 자리를 두고 홍콩 매체들은 그간 후춘화, 쑨정차이 서기와 함께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왕양(汪洋) 부총리,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쑨 전 서기의 탈락과 함께 후춘화 서기, 왕양 부총리는 공청단파 색채가, 한정 서기는 상하이방 색깔이 강하다는 점, 리잔수 주임은 지나치게 나이가 많은 점, 왕후닝 주임은 실무 부서나 지방 직무를 거치지 않은 점 등이 결점으로 지적돼 왔다.

자오러지 부장은 자신이 후견해왔던 웨이민저우(魏民洲) 산시(陝西)성 부서기가 비리 의혹으로 해임돼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먼저 시진핑, 리커창의 원활한 후계구도를 위해서는 2명의 류링허우 주자가 이번 당대회에 정치국 상무위원에 입성한 다음 20차 당대회에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가야 한다. 10년 임기 기간에 7상8하 내규에 저촉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통상 2명의 주자는 정치국 상무원단에서 중앙서기처 서기나 중앙당교 교장, 국가부주석 등을 맡으며 후계 수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단독 후계자로 남아있는 후춘화 서기까지 내쳐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중국의 권력승계 전통과 규칙을 송두리째 바꿀 경우의 위험성을 시 주석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격대로 후계자를 지목하는 중국 공산당의 전통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도 깨지 못하고 덩샤오핑(鄧小平)이 생전에 낙점한 후진타오(胡錦濤)를 부득불 자신의 후임에 앉혀야 했다.

후 서기는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 서기를 지낸 뒤 오랫동안 티베트와 네이멍구에서 근무한 후진타오의 직계지만 근래 '시진핑 핵심'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시진핑 충성파로 돌아섰다.

2012년 당시 지도부의 안배에 따라 광둥성 서기로 옮겨가 결점없는 무난한 성과를 거둬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이 매우 큰 편이다.

쑨 전 서기를 대신할 차기 주자급으로는 구이저우(貴州)에서 충칭으로 이동해온 천민얼(陳敏爾·57) 서기가 대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민얼 서기는 후춘화 서기와 같은 류링허우(60後·1960년대 출생 세대)로 오랫동안 저장(浙江)성에서 근무하며 시 주석의 저장성 서기 시절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천 서기는 당시 저장일보에 게재된 시진핑 칼럼 '즈장신위'(之江新語) 초고를 4년이나 썼던 경력으로 인해 이번에 시 주석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논술해줄 최고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아직 정치국 위원도 아닌 천 서기가 단숨에 중앙위원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2단계나 오르는 것은 중국의 인사규칙에 맞지 않다. 하지만 시 주석의 힘이라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콩 명보의 한 평론은 전했다.

따라서 천 서기의 충칭 배치는 시 주석의 사상과 그 권위를 마오쩌둥(毛澤東)급으로 올리고 시진핑 1인 권력체제를 공고히 해 줄 전략적 인사포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관련, '시진핑 사상'의 중국 공산당 당장(黨章) 편입 가능성도 19차 당대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중 하나다.

홍콩 경제일보는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이 차근차근 여론선전전을 전개하며 시진핑 사상 용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19차 당대회에 당장 삽입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 당장의 지도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장쩌민(江澤民)이 주창한 '3개 대표 중요사상', 후진타오(胡錦濤)의 '과학발전관' 순으로 나열돼 있다.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이 채택되면 시 주석의 지위는 마오쩌둥과 동급이된다. 이와 관련, 홍콩 성도(星島)일보는 '시진핑 사상'이 '덩샤오핑 이론'을 참월(僭越·분수에 맞지않게 지나친 행동)하는 문제로 인해 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이념', 또는 '시진핑 정신' 등으로 수정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에서 최근 3개 대표사상, 과학발전관에 대한 언급이 적어지는 것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시 주석이 장쩌민 세력의 억제에 나서고 후진타오와의 정치적 연대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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