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특성화고에 학교지부 설립·24시간 신고상담센터도 운영키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특성화고교 학생들이 '구의역 김군'처럼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하면서 차별과 무시를 당하지 않기 위해 연합체를 결성하고 스스로 권리보호에 나서기로 했다.
특성화고 학생 50여명으로 구성된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는 2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서 활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과 무시를 직접 바꾸겠다"고 밝혔다.
회견 장소는 지난해 5월 특성화고 출신인 김모군이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다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곳이다.
이들은 "다시는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학생들이 모였다"며 "남들보다 조금 빨리 취업해 경력을 쌓겠다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남모르게 무시와 차별 속에 살아간다.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에 대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공고 1학년인 이강혁(17) 군은 회견에 참석해 "고등학생이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적게 받거나 일을 많이 해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한 김환수(20)씨도 "나이가 어리고 학력은 고졸, 책임져야 할 가족이 없다는 것은 차별받아야 할 게 아니라 젊고 배울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회는 올해 말까지 서울의 74개 특성화고 중 절반 이상에 지부를 만드는 등 전국 516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에 학교 지부를 만들 방침이다.
오는 9월 23일 정식 창립대회를 열어 특성화고 학생과 현장 실습생이 겪는 노동 현실을 알린다. 11월 3일 '학생의 날'에는 '10만 권리선언'을 발표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또 언제든 고충을 신고할 수 있는 24시간 신고 상담 센터인 '특성화고 119'를 운영하는 한편 학생 요구를 담은 '청소년 노동보호법' 제정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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