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장밋빛 청사진 제시에 그쳐…완공까지 3년 남았는데 공정 36.1%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 포함 "5년 동안 실현 가능한 사업, 체계적 추진"
전북도 "국가주도 용지매립·새만금 전담부서 설치해야"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첫 삽을 뜬지 30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새만금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가 새만금 개발사업을 '국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사업추진 이행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 시절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던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지난 5월 말 헬기로 새만금 전역을 둘러본 데 이어 이달 26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도 새만금 남북도로 기공식에 참석했다.
새 정부 출범에 즈음해 대통령과 총리가 잇따라 새만금 현장을 방문한 것에 전북도민의 기대감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새만금사업을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이 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6번의 정부를 거쳤지만, 항상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는 바람에 아직도 바닷물에 잠긴 호수로 남아있는 현실을 대변한 것이다.
새만금사업의 1단계인 세계 최장의 방조제는 1991∼2010년 총 2조9천억원이 투입돼 마무리됐다.
하지만 방조제로 막은 내부를 매립하는 2단계 사업(2011∼2020년)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20년까지 불과 몇 년 남지 않았지만, 조성이 끝난 면적은 9.3%에 불과하다. 조성 중인 면적을 모두 포함해도 36.1%에 머물고 있다.
예산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사업추진을 민간기업에 묶어 뒀기 때문이다.
이에 새 정부는 "새만금을 동북아시아의 경제 허브이자 국가적 자산으로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네 가지 약속도 내놓았다.
공공주도 매립확대, 동서도로·남북도로·새만금∼전주고속도로 등 핵심 기반시설 구축 예산 확대, 새만금사업에 지역건설사 참여 확대,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전폭 지원 등이 그것들이다.
국가 100대 국정과제로 포함한 새만금사업에 대해 앞으로 5년 동안 실현 가능한 사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과감한 예산 투입과 사업의 추진동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우선 공공주도의 용지매립이 필요하다는 게 전북도의 입장이다.
여의도의 140에 달하는 새만금지구는 대규모 매립을 수반하는 고비용 장기사업인 탓에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의 참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가 직접 개발 중인 농업용지를 제외한 산업·관광 등 대다수 용지의 개발이 부진한 이유다.
이는 문 대통령이 새만금을 시찰하는 헬기에 동승한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청와대에 새만금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매년 1조원 규모의 새만금특별회계, 공공주도 용지매립 등이 절실하다"고 요청한 데서도 그 시급성을 알 수 있다.
최병관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우선 바다를 땅으로 만들어야 기업이든 사람에게든 그 부지를 분양하고 개발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새 정부가 국가주도로 용지매립 시기를 앞당긴다면 지금까지 지연된 사업의 진도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공공주도 매립과 함께 국제공항, 신항만, 물류교통망 조기구축을 직접 명시했다.
용지의 매립과 함께 새만금을 살아 숨 쉴 수 있게 하는 동맥과 같은 기본 사회간접자본(SOC)을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새만금이 동북아 경제의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면 10만t급 선박의 출입이 가능한 신항만은 물론 세계 투자자들의 접근성 편의를 위한 국제공항도 필수적 요소다.
국토교통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에 반영돼 사업추진 근거가 마련된 새만금 국제공항은 현재 항공수요조사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속도감 있게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실현된다면 새만금지구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의 심장부를 향해 뻗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사업이 새 정부의 임기 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국정과제를 면밀히 분석해 중앙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ic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