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도 공산당 결정에 순종분위기…장쩌민계열 타격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전격 낙마한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향한 세태가 쌀쌀맞기 그지없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후임이 될 수도 있을 법했던 차세대 주자로 불릴 때에는 충성을 다 바치던 주변인물들이 쑨정차이의 갑작스런 낙마에 일말의 동정도 보내지 않은 채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쑨정차이가 거쳐간 지방정부들과 중앙부처가 사실상 부정부패 혐의 수사를 의미하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기율위반 조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26일 홍콩 명보(明報) 등 중화권 매체들에 따르면 2012년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이후 25명의 정치국 위원들 가운데서 첫 낙마한 쑨정차이가 기율위 조사를 받으면서 충칭시, 베이징(北京)시, 지린(吉林)성, 농업부 등 그가 거친 근무처들이 기율위 조사 결정에 잇따라 지지 입장을 밝혔다.
충칭일보는 쑨정차이가 충칭시 당 서기에서 해임된 지난 24일 충칭시 당위원회가 "쑨정차이 동지는 엄중한 기율 위반으로 조직 조사를 받게 됐으며 이는 적법 절차에 따른 것으로 당 중앙 결정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쑨정차이가 2002~2006년에 상무위원을 지낸 베이징시 당위원회 상무위원회는 물론 그가 2009~2012년 당서기를 지낸 지린성도 당 기율위 조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쑨정차이가 부장(장관급)으로 재직했던 농업부도 "모든 당원, 간부는 신속히 사상적 인식을 중앙과 통일하고 당 중앙의 권위 및집중 통일지도를 확고부동하게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쑨정차이가 거친 근무처 어디에서도 그의 입장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영 신화통신 등은 이번 조사가 당 전체에 경종을 울렸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강철같은 기율로 당을 엄격히 다스리자'는 사설에서 "이번 결정은 우리 당이 기율 앞에서 사람마다 평등한 원칙을 견지함을 보여줬고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청렴한 당 건설, 반부패투쟁 등이 진행 중임을 나타냈다"며 주장했다.
신화통신은 쑨정차이가 조사를 받게 된 것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확고부동한 결심과 명확한 태도를 다시금 구현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쑤웨이(蘇偉) 공산당 충칭(重慶) 당교 교수는 "쑨 전 서기 조사는 당원들에게 당의 기율이 레드라인이며 당에 정직하지 않거나 충성스럽지 않은 사람들에게 관용이 없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준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명보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쑨정차이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히지는 않지만 대체로 '정치적 잘못'으로 여겨진다"며 "그의 정치적 행적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따르는 '장파이'(江派)와의 관계가 밀접해 이번 조사결정으로 장파이는 19차 당대회 국면에서 대장 1명을 잃은 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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