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BNK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거센 와중에 경남은행 노조는 신중론을 유지하며 당장 반대 투쟁에 돌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특히 경남은행 노조는 그룹 최대 계열사인 부산은행 노조와 달리 BNK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분리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처럼 불공정한 과정을 거쳐 낙하산 인사가 임명된다면 부산은행 노조와 함께 반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BNK금융 이사진은 지난 19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이사회 겸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고 차기 경영진 후보를 회사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공모하기로 했다.
이번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결정에 따라 차기 BNK금융 최고경영자는 지주사 회장직만 수행하고 최대 계열사인 부산은행장은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이 정치권에 줄을 대 회장 자리를 노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BNK순혈주의 문제점과 향후 지배구조 방향'이라는 문서도 공개되면서 낙하산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부산은행 노조를 비롯한 부산 시민단체, 상공계 등은 회장직 낙하산 인사 임명에 반대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경남은행 노조는 낙하산 인사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조직 쇄신과 신뢰 회복 차원에서 회장-은행장 분리라는 지배구조 개선 결정은 환영하는 모양새다.
경남은행 최광진 노조위원장은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정치적 보은인사·코드인사에 대해서는 반대하며 우려가 현실이 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다만 특정 계열사로 권력이 집중되면 조직이 경직될 수 있고 각종 부작용도 양산될 수 있기에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회장과 은행장은 분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이라는 주력 계열사 두 곳이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과 협력을 해야 하는데 한 은행에서 회장직과 은행장 자리를 독식하면 자칫 패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영한 시각이다.
일부에서는 부산은행 측이 외부 인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이유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인사를 차기 회장직에 앉히기 위해서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남은행 노조는 조직 이기주의를 탈피해 지역 이해도가 높고 역량과 전문성에 역점을 둔 공정한 인선이 진행돼야 그룹 전체가 성장·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엘시티 특혜 대출과 시세 조종 혐의 등 각종 논란을 빚은 상황에서 땅에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고 그룹 체질을 개선하려면 회장-은행장을 분리해 임명하되, 외부 인사보다 그룹 내부 적임자를 우선 염두에 둔 인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광진 위원장은 "향후 윤리·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여기에 지역 정서와 지역 금융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룹 전체를 균형 있게 성장시키려면 외부 인사보다 내부 적임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낙하산 반대 투쟁이 '조직 이기주의'라는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과거 논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더불어 회장직 선출 과정에서 출신 성분·특정 계파를 밀어주는 듯한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BNK금융 차기 회장 후보 공모에는 전·현직 BNK금융 임원과 금융권 외부 인사 등 5∼6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임원으로는 BNK금융 회장 권한대행인 박재경 부사장과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신청했다.
BNK금융 출신을 포함해 외부 인사 3∼4명도 이날 회장 공모에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후보추천위가 8월 말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고, 9월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 의결을 거쳐 회장 선임 절차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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