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립공원 반대하는 지역 강제로 지정 않는다"

입력 2017-07-26 17:22  

"제주국립공원 반대하는 지역 강제로 지정 않는다"

환경부·제주도, 도민토론회서 밝혀…사유재산권 침해 우려, 공감대 형성 중요성 강조돼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묶어 관리하는 '제주국립공원' 지정에 대해 환경부와 제주도는 "반대하는 지역은 강제로 지정하지 않는다"며 설득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경도시위원회 주최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에 따른 도민토론회'에서 최한창 환경부 자연보전국 사무관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립공원 지정을 일방적으로 진행한 사례가 많았지만, 이제 지역이 반대하는 사업은 어떤 것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주국립공원 지정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으며, 주민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이 잇따라 강조됐다.

이종환 유수암마을공동목장조합장은 "현재 국립공원 지정된 지역도 관리가 잘 안 되는데 면적만 넓힌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사유재산 제한을 포함한 지역경제 손실, 지역 갈등 심화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추진하는 건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장봉길 애월읍이장단협의회장은 "제주국립공원에 총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받아선 안된다"며 "원하는 지역에 대해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면서 추진해야지 일방적으로 하거나 형식적인 설명을 거쳐 추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사무관은 "지난해 지정된 태백산 국립공원의 경우에도 반대가 많았지만 19회의 주민설명회, 선진지 답사 등 소통과 이해증진 과정을 거쳐서 설득했고 끝까지 원하지 않는 지역은 제외하고 추진했다"며 일방적 추진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규제된 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 중복규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립공원은 마스터플랜을 갖고 보존지구, 환경지구, 마을지구로 나눠 보존과 이용을 구분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규제로 추진하지 못하던 것을 국립공원 지정 후 마을공동체사업이 추진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보 도 환경보전국장은 "제주는 타 지역과 달리 이미 생태계, 경관, 지하수 등급을 나눠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제주국립공원은 추가로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큰 틀의 종합계획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이용과 보전을 추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곳은 나중에 추진할 것이다. 경주에서도 국립공원 지정을 단계적으로 해서 점차 지역을 넓혀갔다"며 마을별 설명회와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윤 제주연구원 박사는 "제주 자연환경의 가치를 보전하고 그 가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 미래세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대두하는 문제들은 하나하나 풀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경학 도의원은 "제주국립공원 지정으로 어떤 이익·불이익이 있고 어떤 규제가 이뤄지는지 제대로 설명도 없이 찬반 설문조사를 해서 여론몰이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도민들에게 충분히 내용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도는 한라산과 오름, 곶자왈 등을 하나의 생태축으로 묶는 '제주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겼다.

제주국립공원은 필수시설과 행위만 허용되는 공원자연보존지구, 1차산업 행위 등이 허용되는 완충지역인 공원자연환경지구, 주민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행위가 허용되는 공원마을지구로 나뉜다.

현재 한라산국립공원(153㎢)을 포함한 법정 보호지역의 면적은 409.42㎢로, 도 전체 면적 1천849㎢의 22.1%를 차지한다. 제주국립공원 면적은 법정 보호지역보다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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