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랜드·한국여성단체연합 30년의 역사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조선미 = 해방 이후 처음 발간된 시집으로 기록돼 있는 이태환(1908∼1974)의 시집. 한자를 우리말로 바꾸고 원래 원고를 함께 실은 개정복간본이다.
"그대의 자의(恣意)를 막아낼/ 아모 장벽이 없다/ 시간도/ 공간도 없다/ 다만 허공을/ 무한히 맥진(驀進)하는 그대는/ 영원히 승리에서 살 뿐/ 패복(敗伏)은 절무하다/ 오! 고구려 혼(魂)의/ 위대한 박력이여!!" ('백호도' 부분)
한민족의 조형미를 주제로 한 시 46편과 옥중 경험을 담은 시 5편이 실렸다. 시인은 일제에 항거하다가 1944년 겨울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해방 직후 풀려났고 1945년 9월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인 '조선미'를 냈다. 1964년까지 영문학자로서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쳤다.
시집은 책 표지에 저자나 출판사 이름이 없다. 1971년 국립중앙도서관이 개최한 한국현대시집전시회에 나오며 세상에 알려졌다. 허만하 시인이 1978년 이 시집의 저자가 이태환임을 밝혀냈다.
샘터. 236쪽. 1만2천원.
▲ 트라브존의 고양이 = 재일교포 2세 현순혜 씨의 소설. 여행지에서 만난 다섯 마리 고양이와의 대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냐옹, 저기요, 저 먼 미래에는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촛불을 들고 모일지도 몰라요. 제가 감히 시공을 초월하여 꿰뚫어 보는 고양이의 직관으로 말하는데요, 특히나 저 먼 아시아의 나라 코리아에서는 언젠가 촛불을 든 데모스가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을 발휘할 거예요!"
나녹. 양선하 옮김. 180쪽. 1만2천원.
▲ 드림랜드 = 2009년 재외동포문학상 대상을 받은 신정순의 소설집. 미국에 사는 한국인의 갖가지 삶을 다섯 편의 단편에 담았다.
표제작은 이름과 달리 시카고에서 가장 범죄율이 높은 우범지대 '드림랜드'에서 도넛을 팔며 사는 한인의 이야기다. 작가는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드림타워 건물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꼭대기 전광판에도 전기가 들어와 네온 글자들이 빛나기 시작한다. 미국의 꿈은 단지 꿈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우리의 삶이 바로 그 꿈입니다……. 빗물과 어우러지면서 전광판의 글자는 붉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비채. 244쪽. 1만2천800원.
▲ 한국여성단체연합 30년의 역사 = 1987년 상설 여성운동연합체로 탄생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역사를 정리한 책.
'한국여성단체연합 10년사'가 나온 1997년 이후 활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호주제·군가산점제 폐지 등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온 활동을 비롯해 여성장애인·이주여성 관련 운동까지 망라했다.
당대. 509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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