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규모 저항운동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기득권층의 부패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농장을 점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대표적인 빈농단체인 '토지 없는 농업노동자운동(MST)' 회원들은 상파울루 주를 비롯한 전국 6개 주에서 농장을 점거하며 시위를 벌였다.
MST가 점거한 농장의 소유주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친구이자 보좌관을 지낸 주앙 밥치스타 리마 필류, 블라이루 마기 농업장관, 히카르두 테이셰이라 전 브라질축구협회(CBF) 회장, 한때 브라질 최대 갑부였던 에이케 바치스타 등이다.
농장 소유주들은 모두 사법 당국으로부터 부패수사의 대상이 된 인사들이라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당국은 북동부 마라냐웅 주에서도 농장 점거가 벌어지자 아우칸타라 우주센터로 향하는 접근로를 차단했다. 아우칸타라 우주센터는 마라냐웅 주의 주도(州都)인 상 루이스에서 400㎞ 떨어진 곳에 있다.
MST 회원들은 '부패한 자들이여, 우리 땅을 돌려달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채 농장을 기습 점거했다.
MST의 주앙 페드루 스테질리 회장은 "우리는 부패한 정부, 쿠데타로 들어선 정부, 유효기간이 지난 정부 앞에서 비겁하지 않을 것"이라며 테메르 대통령 정부를 질타했다.
정부는 좌파진영과 연대하는 MST의 농장 점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저항운동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MST는 지난 2002년 말 대선에서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후보가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앞서 스테질리 회장은 올해 초 노동자당이 주관한 행사에 참석, "가난한 민중의 후보인 룰라가 국민의 뜻에 따라 2018년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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