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펠레그리니, '여제' 러데키 금빛 레이스에 제동

입력 2017-07-27 09:29  

서른 살의 펠레그리니, '여제' 러데키 금빛 레이스에 제동

6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200m 정상 탈환

대회 사상 첫 단일종목 7회 연속 메달 금자탑

러데키는 13번째 결승에서 처음 우승 좌절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스무 살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미국)의 금빛 레이스에 제동을 건 것은 우리 나이 서른 살의 페데리카 펠레그리니(29·이탈리아)였다.

펠레그리니는 27일 오전(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54초7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쳐 금메달을 수확했다.

2년 전 러시아 카잔 대회 우승에 이어 이 종목 2연패를 노리던 러데키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엠마 매키언(호주)이 펠레그리니에 0.45초 뒤진 1분55초18에 나란히 터치패드를 찍어 공동 은메달을 땄다.

첫 50m 구간을 러데키와 공동 2위로 헤엄친 펠레그리니는 150m 구간을 돌 때는 4위까지 처져 메달 획득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50m 구간에서 8명 선수 중 유일하게 28초대(28초82)의 역영을 펼치면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썼다.

펠레그리니는 양팔로 물을 수차례 내려쳐 물보라를 일으키며 승리의 기쁨을 나타냈다.

이로써 펠레그리니는 6년 만에 여자 자유형 200m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되찾았다.

펠레그리니는 러데키 출현 이전의 여제였다. 2009년 이탈리아 로마,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하고, 올림픽에서도 2004년 그리스 아테네, 2008년 중국 베이징 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세계 최강의 선수다.

게다가 미모에 이탈리아 수영대표팀 동료였던 필리포 마그니니와 연인 사이로도 화제를 몰고 다녔다.

펠레그리니가 6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대회 왕좌에 올랐다.

이날 결승 출발대 위에 선 8명 중 펠레그리니는 나이가 제일 많다. 1980년대생도 펠레그리니와 그보다 한 살 적은 '헝가리의 철녀' 카틴카 호스주, 둘 뿐이다.

하지만 수영선수로서는 황혼기에 펠레그리니는 세계 수영사를 새로 썼다.

바로 남녀 선수를 통틀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단일종목 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이다.

펠레그리니는 은메달을 딴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를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7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자유형 200m 종목 메달(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을 수확했다.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동메달, 2009년과 2011년 금메달,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와 2015년 카잔 대회 은메달을 가져갔고 이번에는 다시 금메달을 만졌다.

7회 연속 출전도 어려운 일인데 10년 넘게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유지하며 7회 연속 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게다가 올림픽 금메달 두 개를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만 모두 9개의 메달을 수집해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남자 접영 100m 및 200m), 라이언 록티(남자 개인혼영 200m)와 함께 메이저대회 단일종목 최다 메달 타이기록도 세웠다.






펠레그리니의 역영은 러데키의 위대한 도전도 막아섰다.

러데키가 이날까지 13번의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을 치러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데키는 처음 출전한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 4관왕을 시작으로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 5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이미 금메달 3개를 수확할 때까지 12번의 세계대회 결승에서 모두 우승했다.

올림픽을 포함하더라도 19번의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러데키가 우승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리우올림픽 계영 400m(은메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일 뿐이다.

러데키는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3연패를 달성하고 단체전인 계영 400m에서도 금메달을 합작해 일찌감치 3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선수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12개)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내주면서 미시 프랭클린(미국)이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세운 여자 선수 단일대회 최다관왕(6관왕) 타이기록 작성도 무산됐다.

러데키의 남은 종목은 역시 3연패를 노리는 자유형 800m와 단체전인 계영 800m 두 종목이다.

펠레그리니는 경기 후 대회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4위를 했던 터라 이번 우승은 대단한 성공이다"라면서 "메달을 생각하긴 했지만 금메달일 거라고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자유형 200m는 내 인생에 있어 엄청난 선물이다"라고 기뻐했다.

러데키는 "매우 힘들었지만 훌륭한 경기였다"면서 "레이스 영상을 봐야 뭔가 더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아직 남은 레이스에 대한 의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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