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자식' 취급…IS조직원 고아자녀들 보복당할 우려"

입력 2017-07-27 10:51  

"'악마의 자식' 취급…IS조직원 고아자녀들 보복당할 우려"

사형 면할뿐 전범으로 간주…구호단체·정부 지원에서도 소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이었던 부모가 사망해 고아가 된 아이들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IS가 이라크 모술 등지에서 이라크군에 잇따라 패퇴함에 따라 수백, 수천 명의 어린이가 전쟁고아로 남겨지고 있다.

이중 상당수는 아이의 순수함을 잃었다는 주홍글씨의 부담마저 덧씌워진다.

IS와 생활하다 보면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한 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되기 위한 세뇌 교육과 훈련을 받기 때문이다.

군 위생병으로서 약 7개월간 다치거나 신체·정신적 위기 상황에 부닥친 모술 피난민을 돌본 아부 하산은 9살 모하메드를 만났을 때 받은 충격을 털어놨다.

IS 조직원의 자녀인 모하메드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으며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물음에는 "저격수의 왕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IS 조직원의 자녀들은 사회에서 악마의 자식, 나라 잃은 왕따, 기본적인 돌봄을 받을 가치도 없는 존재로 여겨진다.

사회 복지 시스템은 물론 구호단체들도 쉽사리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IS 조직원의 자녀들은 이라크 북부 곳곳에 자리한 구호 캠프나 모술 동부 및 북부 쿠르드계 지역의 가정집에 숨어 지낸다.

이들의 친인척과 자원봉사자, 적은 급여를 받는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한 지원을 하려 애쓰고 있다.

이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위해 임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니네베 주의 여성·아동 사무소장 수카이나 모하메드 유네스는 "모술에서 엄마나 아빠를 잃은 아이 수만 명을 넘겨받았다"며 "이중 약 75%가 IS 조직원 가족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신분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하맘 알-아릴 난민 캠프에만 고아가 된 IS 조직원 자녀가 60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유네스는 IS 피해자들은 좀처럼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IS 조직원의 자녀들은 이웃들로부터 보복을 당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문제는 이라크 정부가 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나서 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이라크 선임 연구원 벨키스 윌레는 이라크 사법 당국이 IS 조직원의 자녀들을 성인 전범과 똑같이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일한 차이점은 아이들은 사형에 처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IS에 모집된 아이들은 피해자인데 그들을 이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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