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정국혼돈…교통당국이 전국민 신상털릴 위기 초래

입력 2017-07-27 12:37  

스웨덴 정국혼돈…교통당국이 전국민 신상털릴 위기 초래

안보·사생활 법규 위반…야권, 3개부처 장관에 퇴진 요구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국민의 민감한 사생활 정보, 국가기밀이 대거 유출된 사실이 밝혀져 스웨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BBC방송 등에 따르면 스웨덴 야당연합은 26일(현지시간) 사태의 책임을 물어 국방, 내무, 인프라 등 3개 부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온건당, 중도당, 자유당, 기독민주당 등 중도우파로 구성된 야당연합은 이들 장관이 퇴진하지 않으면 전체 내각에 대한 불신임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중도당의 안니에 뢰프는 기자회견을 열고 "3개 부처의 장관이 의무를 소홀히 한 게 명백히 드러났다"며 "스웨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의회는 현재 휴회 중이지만 야당연합이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의장은 표결을 위해 10일 내 의원들을 소집해야 한다.



이 같은 혼란을 일으킨 스캔들은 2015년 공공기관인 스웨덴교통기구의 데이터베이스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스웨덴교통기구는 민간 항공부터 운전면허증까지 교통과 관련한 제반 사안을 규제하는 기관이다.

당시 정부는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용역업체로 스웨덴 IBM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안보, 사생활 보호를 지키기 위한 각종 법규가 무시된 채 작업이 이뤄졌고 정보가 대거 유출된 정황까지 포착됐다.

스웨덴 현지언론과 IT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스웨덴 국민 998만여명 가운데 운전하는 이들의 개인정보가 모두 노출된 셈이다.

민간 운전자, 조종사의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전투기 조종사, 비밀부대에서 활동하는 군인, 경찰, 증인으로 보호를 받는 이들의 정보가 담긴 기밀까지 악용 위기에 처했다.

심지어 당국이 IBM 클라우드 서버에 올린 데이터베이스를 마케팅업자들에게 실수로 보냈다거나, 하청 기술자들이 인가도 받지 않은 채 기밀에 자유롭게 접근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스웨덴교통기구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민감한 자료가 가지 말아야 할 이들의 수중에 실제로 들어간 정황은 없다"고 주장했다.

스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는 "재앙"이라며 유출 사태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는 법규를 강화하겠다며 이번 사태의 진상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만약 3개 부처 장관을 잃게 된다면 의회 내 의석수가 야당보다 적은 현 정부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 같은 대형사고가 뒤늦게 공개된 경위에 대해서도 스웨덴에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스웨덴 보안 경찰은 2015년 말 이 같은 사실을 법무부에 알렸지만, 뢰프벤 총리는 교통기구를 담당하는 인프라부 장관이 보고하지 않았으며 올해 초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프라부 장관은 전직 장관이 자신에게 이 같은 일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화살을 돌렸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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