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에서 적발된 밀수품의 세계
'사진으로 다시 보는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이윤과 탐욕을 좇는 대표적인 불법거래가 밀수입니다. 이 범죄는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으며 오히려 무역자유화를 통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27일 인천세관은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환적화물로 가장하는 신종수법으로 '짝퉁명품' 20억여 원어치를 밀수입한 일당을 적발해 공개했습니다.
중국에서 위조한 짝퉁명품을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로 옮겨싣기 전까지 보관하는 인천공항 '반입창고'에서 값싼 의류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이었습니다. 발각을 피하려고 바꿔치기할 의류 중량과 이를 담는 포장 박스 숫자까지 밀수품과 똑같이 맞췄다고 합니다.
그럼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밀수품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보겠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적발 밀수품은 금괴입니다. 위험하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가장 '돈이 되는' 물품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금괴는 홍콩→일본→한국의 과정을 통해 들여오다 지난 13일 적발된 70kg 상당의 금괴입니다. 한국인 운반책이 복부에 테이프로 붙여서 숨겨 들어오는 수법이었습니다.
'복부 밀수'는 사실 순진한 방법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보통 금괴보다 무척 작은 금괴들입니다. 크기가 작은 이유가 있습니다. 몰래 숨긴 부위가 복부가 아니라 신체의 은밀한 부분, 즉 항문이었던 겁니다.
적발된 규모를 보니 2년간 몰래 들여온 액수가 자그마치 1천1백억 원대입니다.
부피가 작은 보석류 밀수에는 콘돔이 흔히 이용된다고 합니다. 다이아몬드나 작게 쪼갠 금괴를 콘돔에 넣은 후 항문에 숨겨 들여오는 수법은 이미 '고전'이 됐다고 귀띔합니다.
더 기발한 방법을 찾는 밀수 조직과 이를 적발하기 위해 고급 정보를 캐내는 관세 당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항공사 외국인 승무원은, 상대적으로 밀수에 안전한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몰래 금괴를 들여오다 지난 6월 적발됐습니다. 밀수에 동원한 방법은 자신의 속옷이었습니다. 속옷 안에 숨겨 검색구역을 통과한 겁니다. 3회에 걸쳐 15억 원 상당의 금괴였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뭐냐고요? 지난 6월 초 적발된 봉제인형들입니다. 인형들도 밀수하느냐고요? 당연합니다. 단기간 돈을 버는 물품이면 밀수조직은 뭐든지 다 달려듭니다.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인형 뽑기방'에 팔아넘기기 위한 캐릭터 인형들입니다. 문제는 이들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 성분도 검출됐다는 점입니다. 밀수가 우리 아이들 건강도 해칠 수 있는 거죠. 이날 적발된 밀수액은 시가 72억 원 상당이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밀수품의 대명사는 마약류입니다. 액수는 물론이고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세관 당국이 가장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는 물품이기도 합니다.
지난 5일 서울본부세관에서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마약류 밀수 실적을 발표하면서 여러 수법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을 오려서, 장난감에 숨겨서, 컵라면이나 일회용품 내부에, 안경집이나 소형 라디오에 섞어서 등등입니다. 이날 관세 당국은 2017년 상반기 마약류 밀수 적발 실적은 총 197건, 27.5kg으로 시가 413억 원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로는 48%, 중량은 160%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약과는 다르지만, 국내 담뱃값이 오르면서 외국산 담배 밀수도 많아졌습니다.
아래 사진은 또 뭐냐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밀수품입니다.
지난 6일 홍콩세관에 적발된 대규모 상아입니다. 이때 적발된 총 상아의 양은 7천2백kg인데 이는 최소 700마리의 코끼리분이라고 하네요. 코끼리가 멸종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과장이 아닐듯합니다. 생명과 환경을 파괴하는 탐욕의 현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가장 엽기적인 밀수품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4월 적발된 '성인용 전신 인형'이었습니다. 고가의 성인용품인데다 불법 수입품이라 의류제작용 마네킹으로 둔갑시켜 들여오다 적발됐습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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