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쇼 여는 유병재 "사실 나만큼 우울한 코미디언 못봐"

입력 2017-07-27 15:13   수정 2017-07-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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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쇼 여는 유병재 "사실 나만큼 우울한 코미디언 못봐"

8월 11~12일 '블랙코미디' 공연, 400석 1분만에 매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사실 코미디언 중 저만큼 우울한 사람은 못 봤어요. 조용하고 고민도 많은 성격이죠. 하지만 사석에서 우울하지 않은 코미디언이 없다는 말이 클리셰일 정도로 코미디언이 마냥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편견인 것 같아요."

코미디언이라고 24시간, 365일 웃기는 건 아니겠지만 조용하고 내성적인 코미디언을 만나는 일이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27일 광화문에서 만난 유병재(29)도 그러했다.

그간 TV와 광고에서 얼굴만 봐도 웃긴 코미디언이었기에 인터뷰도 그럴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 '심한 편견'으로 바뀌는 데는 몇분 안 걸렸다. 그는 진지했고, 차분했다. 표정 변화도 거의 없었다.

"제가 표정만 이럴 뿐이지 사실은 웃고 있는 거예요. 감정 변화가 있기는 한데 남들처럼 크지 않고 세밀하게 변화하는 것 같아요. 조용히 관찰하다가 한 번씩 웃기는, 그런 게 좋아요."





그런 그가 8월 11~12일 홍대 롤릴홀에서 1인 코미디쇼를 연다. 90분 공연 2회를 하는데 티켓 400장이 인터넷 예매 1분 만에 매진돼버렸다. 코미디언 유병재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단적인 사례다.

스탠드업 코미디쇼 '블랙코미디'. 유병재가 홀로 처음부터 끝까지 마이크를 잡고 관객을 웃기는 공연이다.

"좀더 연륜이 생기면 할까 했다가 이번에 기회가 돼서 하게 됐어요. 표가 안 팔리면 안 팔리는 대로 그게 코미디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매진돼서 깜짝 놀랐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코미디 공연은 그간 다른 코미디언(개그맨)들도 종종 해왔지만, 1인쇼는 웬만한 내공이 없으면 도전하기 어렵다. 대개는 많은 게스트, 춤과 노래 등으로 많은 시간을 채우는데, 유병재는 이번에 그런 것 없이 90분을 홀로 끌어갈 계획이다.

"준비는 다 됐고 현재 90분 시간에 맞추기 위해 넘치는 아이템을 하나씩 쳐내는 중"이라는 그는 "긴장되지만 1인쇼를 오랫동안 꿈꿔왔던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강대 재학 시절 tvN 'SNL코리아'로 뜬 후 유병재는 코미디에 올인하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고 본격적으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tvN '배우학교'와 SBS TV '꽃놀이패'를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학교 다니면서 'SNL코리아'를 하느라 휴학 일수를 다 썼어요. 일을 계속하려면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대학은 사실 남들이 다 가니까 갔던 것 같고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다른 것이었기에 학교를 그만 둔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학교를 그만두니까 일이 딱 끊기더라고요."

그와의 대화는 이런 대목에 웃음의 포인트가 놓여있었다. 코미디 작가에서 출발해 직접 코미디언까지 된 유병재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생각이 많아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죠. 그럴 때면 대본을 쓰거나 영상을 만들어 SNS 등에 올리죠. 어려서부터 남들을 웃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군복무 마치고 나서 진로를 모색할 때 웃음을 주는 게 되게 좋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대본이 있는 희극이 좋아요. 5분 분량의 짧은 콩트를 좋아하는데, 좀더 역량이 되면 긴 호흡의 작품도 쓰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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