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사 공약이지만 시골지역이 많아 지키기 어려워"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약 가운데 '구급 차량 현장 도착 5분'이 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27일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 주재로 열린 충남 소방공무원들과의 대화에서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방공무원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인력·장비 부족과 불필요한 요구사항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원과 개선을 촉구했다.
각종 사고 현장 출동 경험이 풍부한 한 소방공무원은 "도지사의 공약 달성을 위해 현장 출동 시간 5분을 강요받고 있다"며 "충남은 시골 지역이 많은 탓에 5분만에 현장에 도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방공무원은 "지휘부에서 현장 출동할 때는 빠르고 안전하게 가라고 하면서도 자칫 사고가 나면 담당 소방공무원에게 페널티를 준다"며 "소방공무원의 활동을 소극적으로 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력과 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서울이나 경기지역 출신들이 충남에서 1∼2년 근무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아 충남은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린다"며 "소방공무원 채용 과정에서 지역을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른 한 참석자는 "구급대원들은 허리 MRI 촬영 등 건강검진을 하지만, 검진 결과가 나쁘게 나와도 후속 대책이 없다"며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남궁 부지사는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일선 현장에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남궁 부지사는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은 골든타임을 확보하자는 의미"라며 "무조건적인 5분 현장 도착은 맞지 않는 만큼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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