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비는 그쳤지만…' 침수피해 상인들 '이중고'에 울상

입력 2017-07-28 11:37   수정 2017-07-28 11:54

[르포] '비는 그쳤지만…' 침수피해 상인들 '이중고'에 울상

휴가철 앞둔 수해에 손님 끊겨…냉장시설 등 피해복구 '비지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수마(水魔)가 휩쓴 지 나흘이 지난 28일 인천시 부평구 십정종합시장은 적막감만 가득했다.

좌판마다 잡곡과 야채를 내놓고 불을 환히 밝혔지만, 이날 오전부터 다시 약한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의 발길도 뜸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아픔을 준 수마(水魔)에 상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 지었다.

20년째 이곳에서 잡곡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72·여)씨는 "좌판 넘어 주방까지 물이 다 차서 팥이랑 햇보리가 물에 둥둥 떠다녔다"며 침수 당시를 떠올리며 진저리쳤다.






상인들은 당시 서해 만조(해수면이 하루 중 가장 높아지는 시기)가 겹쳐 수해가 더욱 컸다고 했다. 순식간에 시장으로 들어찬 빗물은 사람 허벅지 높이까지 차올랐다.

시장 안에 있는 맨홀 뚜껑까지 들어 올리고 빗물을 배수하느라 상인들은 곤욕을 치렀다. 이번처럼 큰 침수피해는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야채 가게를 27년간 운영하는 박채옥(55·여)씨는 물이 차오른 당시의 동영상을 보여주며 "이제 곧 손님이 빠질 휴가철인데 수해 복구까지 해야 해 걱정"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가게에 꼭 필요한 냉동 시설이나 각종 원자재가 물에 잠긴 가게들은 근심이 더욱 컸다.

만둣가게 주인 최복구(50·여)씨는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면서 만두를 빚을 밀가루가 물에 모두 잠기고 식품을 보관할 냉장고까지 고장 나 버렸다"며 "냉장시설 수리 비용만 50∼60만원이 든다는데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했다.

한 70대 상인은 "17년 동안 이 시장에서 장사했지만 등록되지 않은 노점이라 피해 보상조차 받지 못한다"며 "마늘만 200만 원어치가 물에 잠겼는데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울먹였다.

인천시는 이번 폭우에 주택 3천958채와 상가 972곳이 침수됐다고 집계해 발표했다.

주택과 상가 1천366동이 침수된 남동구의 피해가 가장 컸다.

주택 피해로 발생한 이재민 52개 가구 중 아직 13가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경로당 등에서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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