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까마귀가 나중에 더 큰 먹이를 얻기 위해 눈앞에 있는 작은 먹이를 먹지 않고 기다리는 자제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연구팀은 까마귀가 장래를 예측, 15분 후에 얻을 수 있는 큰 먹이를 위해 눈앞에 있는 작은 먹이를 무시하고 자제하는 능력이 있음을 실험에서 확인했다는 논문을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까마귀는 자주 까먹는다는 의미의 "까마귀 고기를 먹었느냐"는 흔히 쓰는 말과는 달리 도구를 이용하는 등 영리한 새며 기억력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돌을 떨어뜨리면 큰 먹이가 나오도록 만든 상자 모양의 장치를 이용해 실험했다.
먼저 훈련을 통해 큰 까마귀에게 장치의 구조를 기억하도록 했다. 훈련을 마친 까마귀 3마리의 앞에 먹이를 얻는 데 필요한 돌과 소량의 먹이, 실험장치에 들어가지 않는 T자 모양의 쇠파이프 등을 늘어놓고 하나를 고르도록 한 후 15분 후 실험장치 상자를 이들 앞에 내놓는 실험을 각각 14회 반복했다.
실험 결과 까마귀는 눈앞에 있는 작은 먹이가 아니라 나중에 큰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장치를 기대해 약 70%의 확률로 돌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까마귀의 자제능력이 "유인원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까마귀의 생태에 밝은 스기타 쇼에이 우쓰노미야(宇都宮)대학 교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에 "까마귀가 나중을 예측하는 고도의 인식능력이 있고 예측한 결과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비교하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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