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담뱃값 인하'에 "국민 우롱하는 제2의 국정농단"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서혜림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초고소득 증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증세 당위성을 설파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여론전을 강화하면서 증세를 반대하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공세의 수위도 끌어올렸다.
민주당은 이날 초대기업·초고소득자를 상대로 한 과세가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과세가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공정했던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고 위기의 시대에 재정 역할을 확대, 양극화를 해소하고 고용·소득 절벽 등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당 재정위원장을 맡은 송현섭 최고위원도 "조세정의란 경제력이 크면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경제력이 작으면 더 적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라며 "조세정의 실현은 튼튼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설명했다.
'가공할 세금 폭탄', '눈 가리고 아웅 식 증세' 등의 야권 공격을 막아내고 증세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의 증세를 향한 찬성 여론도 높다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호재다.
여권발 증세론이 나온 이후 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접고 상승한 점도 증세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민주당은 이에 '국민 86%가 찬성하는 명예과세'라는 점을 부각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여론전도 강화할 방침이다.
백혜련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초고소득 증세에선 국민 여론이) 찬반양론 수준이 아니라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여론전에서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정 협의를 통해 윤곽이 나온 세법 개정안이 결국 여소야대인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점은 민주당으로선 고민거리다.
민주당은 이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증세 추진 속도나 세부 내용에선 반대하지만, 증세 방향에는 동의한다고 보고 '한국당 때리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국민 우롱이 도를 넘고 있다"(추미애 대표), "경제계와 보수정당이 반대를 고수하면 성장과 분배의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우원식 원내대표) 등의 발언으로 한국당 고립작전을 폈다.
추경안 통과에서 보여줬던 '여야 3당 공조'가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제1야당을 고립시키면 결국 한국당도 증세안에 강한 반대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특히 한국당이 최근 맞불 작전으로 내세운 담뱃세 및 유류세 인하 추진과 관련해선 "인제 와서 세금으로 국민을 우롱한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과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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