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투여 환자 숨지자 자살위장 바다에 버린 병원장 구속

프로포폴 투여 환자 숨지자 자살위장 바다에 버린 병원장 구속

(통영=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마약류 의약품인 프로포폴을 투여한 환자가 숨지자 자살로 위장해 시신을 버린 병원장이 구속됐다.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28일 업무상과실치사·사체유기·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거제 모 의원 원장 A(5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통영지원은 증거 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본인에게 적용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경찰 조사에서처럼 "환자 사망 당일에는 프로포폴이 아닌 영양제를 투여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지난 4일 내원한 단골 환자 B(41·여) 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뒤 B 씨가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 씨가 사망하자 차량을 렌트해 시신을 옮겨 싣고 5일 새벽 통영시내 한 선착장 근처 바다에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평소 우울증 약 등을 복용하던 B 씨가 자살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선착장 근처에 우울증 약, B 씨 손목시계를 놔두기도 했다고 통영해경은 설명했다.

통영해경은 5일 오후 주민 신고로 B 씨 시신을 발견한 이후 수사에 착수해 지난 25일 A 씨를 검거했다.

그 사이 A 씨는 의원 내부와 의원 건물 등지에 설치된 CCTV 영상뿐만 아니라 약물 관리 대장 등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해경은 병원 관계자간 컴퓨터 메신저 대화 내역 등을 근거로 A 씨가 B 씨에게 통상 투여량의 수십배에 달하는 50∼100㏄를 하루에 투여한 것으로 봤다.

A 씨는 "채무가 많아 유족들이 손해배상 청구를 할까봐 겁이 나서 시신을 자살로 위장해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해경은 A 씨가 B 씨 외 다른 환자에게도 의료 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이 없는지 수사하고 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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