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법원, 구속기소 줌후리예트 직원 11명 중 7명만 석방
美국무부 "터키정부에 석방 촉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사법당국이 국내외 비판 여론에도 '대표 신문' 편집국장과 최고경영자(CEO)의 투옥을 연장했다.
이스탄불 형사법원은 28일(현지시간) 무장 테러조직 지원 혐의로 기소된 일간지 줌후리예트의 무라트 사분주 편집국장과 아큰 아탈라이 CEO의 불구속 재판 신청을 기각했다.
사분주 국장 등 줌후리예트 기자와 간부직원 4명은 다음 재판이 열리는 9월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된다.
구금된 지 최장 250여 일 만에 법정에 선 줌후리예트 기자·간부직 11명 가운데 7명은 이날 법원의 불구속 결정으로 풀려났다.
그동안 국내외 언론 관련 단체와 활동가들은 터키정부에 줌후리예트 언론인들을 빨리 풀어주라고 요구했다.
앞서 27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줌후리예트 언론인들이 국가비상사태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지 않은 채) 임의로 구속된 것으로 본다"면서 터키정부에 그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존 배스 주(駐)터키 미국대사가 줌후리예트를 찾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터키 사법당국은 작년 10월말 사분주 국장 등 17명을 잇달아 연행, 구금하고, 국외 도피 중인 잔 뒨다르 전 편집국장을 포함해 19명을 '펫훌라흐주의 테러조직'(FETO)과 '쿠르드노동자당'(PKK) 협력 혐의로 기소했다.
FETO는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세력을 가리키며, 작년 쿠데타 시도 배후로 지목됐다. PKK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이다.
이달 24∼28일까지 열린 1차 재판에서 피고들은 검찰이 FETO·PKK 용의자로부터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거나 대통령의 인격을 대놓고 비판한 기사를 썼다는 것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면서, 혐의가 터무니없다고 변론했다.
세속주의 성향 일간지 줌후리예트는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신문이다. 이슬람주의를 내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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