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제사회와 책임 공유" & 카타르 "대테러전에 자금지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두 달째 단교 사태를 겪고 있는 당사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국제무대에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퇴치에 앞장선다고 서로 앞다퉈 주장했다.
'카타르 단교' 사태의 표면적 명분이 테러리즘 지원인 만큼 국제 여론을 자신에 우호적으로 조성하려고 치열하게 외교전을 벌인 것이다.
압둘라 빈야흐야 알마알라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28일 테러리즘 대책을 논의하는 유엔 총회에 앞서 "사우디는 테러 행위를 진심으로 규탄한다"면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테러리즘에 맞선 전쟁터에서 국제사회와 책임을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러와의 전쟁은 안보에 국한되지 않는 장기적 문제"라면서 "(군사적인 대처뿐 아니라) 사상적인 부분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우디는 '에아티달'(중용) 센터를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등은 카타르가 테러조직과 극단주의를 지원했다면서 단교를 선언했다.
단교를 당한 카타르 역시 유엔에서 자국의 대(對)테러리즘 정책을 부각했다.
셰이카 알리아 아흐메드 알타니 유엔 주재 카타르 대사도 이날 유엔 총회에 앞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카타르는 유엔 대테러실행태스크포스(CTITF)에 자금을 지원했다"면서 "테러리즘을 뿌리 뽑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연설했다.
이어 "카타르는 테러리즘을 근절하는 국제사회와 중동 내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서 "이유를 막론하고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을강력히 규탄한다"고 역설했다.
테러조직에 포섭된 젊은이와 어린이를 교육해 극단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교화하는 카타르의 아동교육기관 EAC의 활동도 언급했다.
미국 내에서 양측의 언론 광고전도 가열되고 있다.
사우디-아메리카 공공관계위원회(SAPRAC)가 이달 23일 카타르를 비방하는 30초짜리 광고를 미국 주요 방송의 '프라임 타임'에 7회 방송하는 데 14만 달러를 댔다.
이에 맞서 주미 카타르대사관은 27일부터 미국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 '카타르는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 격퇴전에서 미국의 강력한 우방입니다'라는 제목의 온·오프라인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한편,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 외무장관은 30일 바레인에서 모여 단교 사태를 논의한다. 지난달 5일 카타르와 단교한 후 이 국가들이 모두 모이는 것은 이달 5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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