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투지 차이가 가른 승부…여러 악조건에 충격패
(하노이=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인 한국이 133위 베트남에 0-1로 힘없이 무너졌다.
비록 성인 대표팀 간의 경기는 아니었으나 K리그 정예멤버로 구성된 올스타팀과 베트남의 동남아시안(SEA)게임 대표팀 경기는 A매치 패배만큼의 충격을 줬다.
29일 베트남 하노이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 베트남 팀의 올스타전에서 올스타팀은 베트남을 상대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전후반 내내 밀렸다.
서로 다른 12개 구단에서 뛰다 불과 이틀 전 소집돼 1시간가량 손발을 맞춰본 게 전부인 우리 선수들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던 반면, 지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때부터 훈련해온 베트남은 조직력에서 우리와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베트남 선수들 모두 투지가 돋보였다는 것도 승부를 가른 요인이었다.
귀국 후 곧바로 K리그 경기를 이어가야 하는 탓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는 없는 올스타팀과는 확연한 차이가 났다.
이근호(강원)는 이날 경기 결과를 두고 "안타깝다"며 "저희가 준비를 잘 못 했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저희 선수들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게 제일 큰 것 같다"고 시인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은 예년의 올스타전을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상황을 보니 아니더라"고 입을 모았다.
그만큼 올스타전에 임하는 자세에서 우리와 베트남이 달랐다.
무더위 속에 주중 경기를 포함해 쉬지 않고 K리그 여러 경기를 소화한 후 내달 2일 또 다른 주중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베트남에 온 선수들의 누적 피로는 상당했다.
게다가 K 리그의 치열한 순위 싸움을 앞두고 선수들이 체력을 아껴야했다는 점도 이날 경기에 걸림돌이 됐다.
이날 올스타팀의 한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소속팀 감독이 "다음 경기도 있으니 살살 하라"고 전화로 당부했다고 전했다.
올스타팀을 이끈 황선홍 감독도 경기 후 "우리가 리그를 진행하다 휴식기를 맞아 왔기 때문에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리그 시즌 중반이라는 현재 상황과 선발팀으로서의 조직력 한계, 원정경기의 기본적 약점 등 경기 전부터 예상됐던 악조건을 불식시킬 만큼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데도 실패하면서 K리그 올스타전의 흑역사로 남을 만한 경기를 펼치고 말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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