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美과거 지도자들, 中무역수입만 허락"…대북제재 동참 압박
통상·북핵 함께 언급하며 대중 경제제재 가능성 시사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북한이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소극적이라며 중국을 다시 강하게 타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우리의 어리석은 과거 지도자들은 (중국이) 무역에서 한해에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이도록 허락했다.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린 트윗에서 "그들(중국)은 말만 할 뿐 우리를 위해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중국이 (해결에 나선다면) 쉽게 이 문제(북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에 중국이 제대로 동참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 강력한 대북제재를 취할 것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의 통상과 북핵문제를 함께 언급했다는 점을 볼 때 북핵문제를 토대로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을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에 이어 28일 또다시 ICBM급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4일 화성-14형 발사에 대응해 제재결의를 논의 중이며, 이번 추가 도발로 조만간 긴급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미국 측은 새 대북제재와 관련해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북한 인력수출 금지, 항공·해운 제한 등의 내용이 담긴 고강도 대북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기존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이행한다는 선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책임론'에도 불만을 피력해왔다.
올해 4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마라라고리조트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양국 간 '허니문'이 대북제재 의견 차로 막을 내리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조작국 지정과 같은 중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조치를 거론하며 중국에 대북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중국은 이후 북한 석탄수입 중단과 같은 조치로 미국의 요구에 호응하는 듯했다.
그러나 사실상 제재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달 중국을 4년 만에 북한과 동급인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정했으며 대만에 13억 달러 규모의 무기판매를 승인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단둥(丹東)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대북거래 기업에 대한 제재인 '세컨더리보이콧'을 암시하기도 했다.
최근 미 의회는 북한의 경제, 군사적 젖줄을 차단하는 대북제재법안을 압도적인 찬성 의견으로 가결,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법안에는 우선 북한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봉쇄하고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 인력·상품 거래 등을 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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