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는 절제·노력…10초07의 한국新으로 런던행 티켓 극적 확보
한국 육상,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17명 출사표
김국영 "런던서도 과감하게 들이대 볼게요"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자기 관리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비시즌인 지난해 11월 만났을 때도 그랬다.
주말에 저녁 식사를 하면 으레 맥주라도 곁들이게 마련인데, 김국영은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그는 2017시즌을 대비해 곧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때문에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7시즌의 목표로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제16회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다른 하나는 100m 9초대 진입이었다.
둘 다 만만치 않은 목표였다.
당시 100m 한국기록은 김국영이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세운 10초16이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공개한,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기준 기록은 10초12였다.
김국영은 비시즌 기간 훈련에 매진하면서 "매일매일 내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피나는 절제와 노력은 열매를 맺었다.
지난달 25일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10초13에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이틀 뒤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는 10초07로 다시 한국기록을 경신하며 마침내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국영은 31일 현재 런던에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나흘 뒤 비로소 막을 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출국을 하루 앞둔 28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목표로 삼아 열심히 준비한 대로 런던에 가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5일 새벽 100m 예선을 치른다. 예선을 통과하면 6일 새벽 준결승에 나선다. 이번 대회 목표는 준결승 진출이다.
그는 "당장 한국신기록을 세우기보다는 10초1대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기록에 초점을 맞춰서 뛰면 자연스럽게 예선 통과라는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런던에서도 과감하게 들이대 보겠다"며 웃었다.
김국영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인 선수 17명(남자 11명·여자 6명) 가운데 한 명이다.
트랙에서는 김국영과 함께 남자 110m허들 김병준(국군체육부대), 여자 100m허들 정혜림(광주광역시청)이 나선다.
필드에서는 멀리뛰기 김덕현(광주광역시청), 높이뛰기 우상혁(서천군청)이 출사표를 던졌다.
마라톤에는 유승엽(강원도청)·신광식(강원도청)·김효수(영동군청·이상 남자), 김성은(삼성전자)·최경선(제천시청)·임경희(구미시청·이상 여자)가 출전한다.
경보에서는 김현섭(삼성전자)·최병광(경찰대)·김대호(국군체육부대·이상 남자), 전영은(부천시청)·이다슬(경기도청·이상 여자)이 태극마크를 달고 20㎞를 걷는다.
50㎞ 경보에는 박칠성(삼성전자)이 홀로 나선다.
김국영 외에 특히 주목받는 선수는 한국 경보의 '살아있는 전설' 김현섭이다.
20㎞ 경보 한국기록(1시간19분13초·2015년) 보유자인 김현섭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4회 연속 '톱 10'에 도전한다.
앞서 김현섭은 2011년 대구에서 4위, 2013년 모스크바에서 10위, 2015년 베이징에서 10위에 오른 바 있다.
한국 육상은 세계 최고 수준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수들은 저마다 한국신기록 작성, 개인기록 경신 등을 다짐하며 눈앞으로 다가온 대회 개막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