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버리자" 신촌서 29∼30일 축제…서울 낮 최고 32.9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예나 기자 = 일요일인 30일 서울 시내 곳곳에는 더위를 피해 나들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다.
'외계인과 지구인의 대결'이라는 주제로 지난 29일부터 이틀째 물총축제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는 흥겨운 분위기에서 물놀이에 나선 수만 명의 젊은이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하철 신촌역 2·3번 출구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르는 약 1㎞ 거리는 어깨에 물총을 둘러매고 민소매 셔츠나 물놀이용 복장(래시가드),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들로 가득 차 거대한 워터파크를 방불케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날 하루에만 5만 명이 축제에 참여했다. 이날 오후에도 수만 명의 인파가 형형색색의 우비를 걸쳐 입고 물놀이에 나섰다.
무대에서 음악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면서 물총을 허공으로 발사했다. 물총으로도 모자라 세숫대야나 양동이로 '물세례'를 퍼붓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데리고 축제에 참여한 노모(49·여)씨는 "그동안 물총축제 이야기만 듣다가 직접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도 물을 쏘면서 다 같이 어울릴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비록 물총축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길을 걷던 이들도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색 축제의 현장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인근 카페에서는 창 너머를 바라보며 즐거워하는 '눈팅족'도 많이 눈에 띄었다.
회사 프로젝트를 위해 며칠 전 한국에 왔다는 아일랜드인 마수드 차우드리(45)씨는 "놀랍다. 정말 놀랍다"면서 "얼른 사진만 찍고 물총 싸움을 함께해야겠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기상청이 발표한 이 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2.9도, 인천 31.7도, 수원 31.7도, 춘천 31.1도, 강릉 30.1도, 청주 31.8도, 대전 32.3도, 전주 32.2도, 광주 34.1도, 제주 34.9도, 대구 31.5도, 부산 32.5도, 울산 29.7도, 창원 31.4도 등이다.
오전 5시를 기해 제주도 남부에 폭염주의보가, 오전 11시를 기해 제주도 서부·북부·동부에 폭염경보가 각각 발효됐다.
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해남·영암·함평·나주·담양·곡성·구례·화순·광양·순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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