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합의 어기면 협상 이전으로 빠르게 복귀" 경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문제 삼아 제재를 강화하는 데 대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를 적대적 행위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아락치 차관은 29일(현지시간) 밤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반드시 미국의 적대행위에 현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술수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는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26, 28, 29조를 노골적으로 어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JCPOA 26, 28, 29조는 미국 의회와 정부, 유럽연합(EU)가 합의안에 명시된 제재 해제 대상에 제재를 재부과해 핵합의의 성공적인 이행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 겸 부통령도 29일 현지 일간 함샤리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핵합의가 성사돼)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지만 새로운 다리를 더 많이 지을 수 있다"며 "상대편(미국)이 핵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매우 빠르게 다시 가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핵프로그램을 재개한다면 핵합의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이 미국보다 먼저 핵합의안을 어기지 않겠다는 게 최고지도자의 의중"이라면서 "핵합의안이 철회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핵합의안을 위반했다면서 제재 대상을 추가로 지정하고 있고, 이란은 이런 추가 제재 자체가 핵합의안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핵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제재는 2024년까지 유지된다.
그렇지만 이 탄도미사일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경우에 한한다.
미국은 이란이 개발하는 모든 탄도미사일에 언제든지 핵탄두가 장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반면, 이란은 핵합의안 이행 전 2016년 1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로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검증됐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은 자주국방의 목적이라고 반박한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 살레히 청장은 "이란이 화가 나도록 해 먼저 핵합의안을 어기도록 한다는 게 미국의 음모"라면서 "이란은 경험이 풍부한 나라로, 국익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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