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합동작전 역량 갖춰…훙-6K 덕분에 핵 억지 수단 완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30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훈련 기지에서 열린 건군 90주년 열병식을 '전장(沙場<사장>·전쟁터라는 의미) 열병식'으로 칭하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 실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며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국방 및 군사 개혁 성과가 열병식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는 '군 개혁 후 첫 전장 열병식, 실전이란 두 글자가 관건이다'라는 평론을 통해 "이번 열병식은 시 주석이 주도한 군사 개혁 후 첫 열병식이고 도시의 광장에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전장 열병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면서 "모든 병사뿐만 아니라 시 주석까지 전투복을 입어 실전 분위기가 잘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실전이라는 것이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주목받을만한 점"이라면서 "시 주석이 오늘 연설에서 끊임없이 전투력을 표준으로 삼고 전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들어 다른 대국이 중국을 포위하려는 태세가 점점 심해지고 주변 일부 국가도 움직임이 빈번한데 이런 배경 속에서 평화를 지키는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번 열병식은 실전을 중심으로 삼아 인민을 안심시켰으며 전쟁이 나면 군대가 반드시 대응하고 이길 수 있으리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협객도는 "예전의 열병식에는 군기(軍旗)만 나왔지만 이번 열병식에는 당기, 군기, 국기가 모두 나와 당이 군대를 지휘하는 원칙이 강조됐다"면서 "관중도 없고 군악대 공연도 없는 것은 실전 분위기를 최대한 조성하고 정보화된 전쟁 속에서 여러 병과의 합동작전 훈련 능력을 가능한 한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들이 대거 공개됐다면서 가장 주목받은 무기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G과 최첨단 전투기 젠(殲)-16을 꼽았다.
그러면서 "중장거리 폭격기로만 불리던 훙-6K를 이번에 신형 전략 폭격기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은 지금까지 전략 폭격 기술이 부족해 핵 억지력이 약화했는데 이제 훙-6K라는 전략 폭격기가 있어 중국은 3대 핵 억지 수단(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전략 폭격기)을 모두 갖추게 됐다"고 평했다.
군사전문가인 자오샤오줘(趙小卓)는 인민망(人民網)과 인터뷰에서 "이번 열병식이 예전과 다른 점은 건군절을 즈음해 열린 첫 전군 단위의 열병식일 뿐 아니라 톈안먼 광장 외에서 열린 두 번째 열병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열병식은 중국군이 약했을 때부터 강해진 현재까지 성장 과정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정예 작전 역량을 중심으로 하는 합동작전 역량 체계를 갖췄음을 보여줬으며 국방 및 군대 개혁의 중요 성과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군사전문가인 거리더(葛立德)는 "시 주석이 지난해 4월 20일 중앙군사위 합동작전 지휘부를 시찰했을 때도 전투복을 입었다"면서 "이번 열병식에서 전투복을 입은 것은 야전이라는 상태를 강조하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구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궈후이(吳國輝) 국방대 교수는 "스텔스 전투기 젠-20이 처음 선보였으며 공군 조종사가 직접 조종했기 때문에 젠-20의 개발이 작전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 공군의 전체적인 작전 능력이 향상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군 총참모부 상교(대령)를 지낸 웨강(岳剛) 군사전문가는 "젠-20의 등장이 가장 주목받을만한 점"이라면서 "이번 열병식에 참여한 반(反)복사 무인기는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문적인 무기로 우리의 작전 이념의 변화를 잘 반영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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