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찬성했던 보수야당 "적절한 인사"…與, 환영 속 이견도
野3당, WTO 상소기구 위원직 사퇴 유감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서혜림 설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종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한 데 대해 국민의당을 제외한 여야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지만 내용 면에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우 김 본부장의 인선을 크게 반긴 반면, 민주당은 환영 논평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는 등 미묘하게 기류가 엇갈렸다.
이는 노무현 정부 시절 김 본부장 주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당시 보수야당은 찬성한 반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본부장에 대해 "참여정부 당시 미국 등 45개 국가 및 지역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진두지휘한 최고의 통상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현재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김 신임 본부장의 임명은 전문성과 국익을 고려한 합리적이고 실리 중심의 인선"이라고 밝혔다.
다만 농업 부문 비례대표인 김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본부장의 임명에 염려되는 면이 많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김 본부장이 당에 영입됐을 당시에도 당내 일각에서 FTA 문제 등을 이유로 공개적 반대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반면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여권은 집권하면 과거 우리 야권이 성사시킨 한미 FTA를 물리겠다는 입장이었는데, 되려 협상 당사자였던 분의 전문성을 높이 사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다"면서 "한미 FTA 협상이 애초부터 불공정한 협상이 아니었다는 점을 미국 측을 잘 설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김 본부장이 한미 FTA 협상을 주도한 바가 있어 현 시점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본부장 임명은 한미 FTA 재협상을 앞둔 정부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자기 사람에만 집착하지 말고 인재풀을 넓히면서 해당 업무를 잘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야3당은 김 본부장이 이번 인선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상소 기구 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국당은 "후임자가 또다시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니 그 부분은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김 본부장 사퇴 이후 국제무역에서 중요한 WTO 상소기구 위원 역시 다른 나라에 뺏길 확률이 높아졌다"라고 유감의 뜻을 밝혔고, 바른정당 역시 "매우 중요한 지위를 상실할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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