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타자 이대호 오고, 손아섭·강민호는 여전히 잘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조쉬 린드블럼(30·롯데 자이언츠)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누볐다.
미국 시절부터 인연이 있는 트레이 힐만 SK 감독을 만나고자 원정 더그아웃을 찾아가고, SK 선수들과 외야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30일 인천에서 만난 린드블럼은 "익숙한 곳으로 돌아와 기쁘다. 모두 반갑다"고 웃었다.
2015년과 2016년 롯데에서 뛴 린드블럼은 2017년에도 재계약하려는 롯데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롯데 팬들마저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린드블럼의 셋째 딸 먼로는 심장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린드블럼은 딸 옆을 지키고자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다.
그는 롯데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사연을 전하며 "롯데 팬의 열정적인 응원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 부산에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썼다. 그리고 정말 롯데로 돌아왔다. 린드블럼은 13일 롯데와 계약했다.
린드블럼은 "딸이 많이 호전됐다. 마침 롯데에서 좋은 제안을 해줘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며 "한국 팬들께서 내 딸을 응원해주셨다는 것도 알고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 가족은 한국 팬의 응원에 감동했다"고 했다.
롯데 팬들은 린드블럼도 응원한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파커 마켈을 영입했지만, 그는 정규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대체선수로 데려온 닉 애디튼은 15경기에 나섰지만 2승 7패 평균자책점 5.91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살리고자 롯데는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린드블럼은 "팀이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 팀 모두가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뛰었을 것"이라며 "벌써 압박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나는 최선을 다해 내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승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희망했다.
이어 "이대호가 돌아왔다. 그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 타자다. 손아섭과 강민호는 여전히 잘한다"고 팀 동료를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KBO리그, 롯데에 적응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확실한 선발로 돌아오기 위한 준비가 필요했다.
린드블럼은 피츠버그에서 메이저리그 4경기에 구원 등판해 10⅓이닝을 던지고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8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17경기(4선발)에 등판해 37⅔이닝 동안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을 남겼다.
린드블럼은 "미국에서 주로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경기당 20개 내외의 공을 던지다가 갑자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는 없다"며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준비가 필요했다. 이제 거의 끝났다. 다음 등판부터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7월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복귀전을 치르며 4이닝(2피안타 무실점)을 던졌고, 2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도 4이닝(6피안타 4실점)만 소화했다. 다음 등판에서는 5이닝 이상, 투구 수 90개를 예고했다.
린드블럼은 "지난 2년은 물론 자리를 비운 6개월 동안에도 롯데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며 "좋은 투구로 보답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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