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원 3천여명 5박 6일간 제주도 한바퀴 도보순례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해군기지 건설에 저항한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해군의 구상권 청구 철회 등을 촉구하는 도보순례 행사인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31일 첫발을 내디뎠다.
행진단은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앞에서 출발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로 부당한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저항한 지 3천728일을 맞는다"며 "1분 1초라도 공사를 멈추기 위해 연행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700여명의 마음을 발걸음마다 간직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구럼비 생명과 마을공동체 등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이 파괴된 것에 대해 (정부와 해군은)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정부에 맞선 결과 돌아온 것은 34억5천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구상권뿐이었다"고 강조했다.
행진단은 "강정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당한 구상권 청구 철회야말로 시작이자 당연한 조치"라며 "평화의 발걸음, 연대만이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등이 여는 이번 생명평화대행진은 '평화야 고치글라(함께 가자), 평화가 길이다. 우리가 평화다'라는 주제로 내달 5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행진단은 이날 갑작스럽게 내린 시간당 20㎜의 폭우를 뚫고 강정마을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출발, 마지막 날인 내달 5일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 모여 평화문화제를 연다.
동진팀은 서귀포∼남원∼성산∼구좌∼탑동광장에 이르는 108㎞ 구간을, 서진팀은 안덕∼한경∼한림∼애월∼탑동광장 99㎞를 걷는다.
주최 측은 이번 행진에 참여하는 연인원은 3천여명으로 예상했다.
행진에는 강정마을과 연대해 왔던 용산 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성주 주민, 4·3도민연대, 곶자왈사람들, 민족문제연구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등 185개 단체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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