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혁명 원로 후손들, 건군절 기념영화 아이돌 주연에 항의

입력 2017-07-31 12:52  

中공산혁명 원로 후손들, 건군절 기념영화 아이돌 주연에 항의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공산혁명 원로의 후손들이 최근 아이돌이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영화의 주연을 맡은 것에 항의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빈과일보 등이 3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군 건군 지도자인 예팅(葉挺) 장군의 손자 예다잉(葉大鷹)은 주더(朱德) 전 국가부주석, 예젠잉(葉劍英) 전 부주석 등의 후손들과 함께 건군절 90주년 기념영화 '건군대업'(建軍大業)과 관련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에 항의하는 공개서한을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했다.

예다잉 등은 서한에서 "제작자가 혁명적 역사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오락영화 감독을 고용한 것이 놀랍고 우려스럽다"며 제작팀이 역사적 사실보다 매표 수입을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훌륭한 젊은 배우가 혁명 열사를 연기하는 것을 보는 것은 좋겠지만, 코미디언이 열사를 연기하고 '샤오셴러우(小鮮肉·젊고 잘생긴 남성 연예인)'가 영화를 홍보하는 것은 안 좋은 일일 것"이라며 역사적 허무주의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후난(湖南)TV의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어우하오(歐豪·24)가 예팅 장군 역을 맡는 등 주요 배역이 아이돌에게 돌아간 것이 혁명 선전 영화를 오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다잉은 별도의 웨이보 글에서 예팅 장군을 포함해 핵심 배역에 샤오셴러우를 이용하는 것이 혁명 역사를 왜곡하고 모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화 감독인 홍콩인 앤드루 라우(劉偉强)는 30일 홍콩에서 열린 영화 개봉 행사에서 자신과 연출진이 1년여간 중국 역사를 연구했다며 젊은 배우에게 핵심 배역을 맡긴 것은 1920년대 인민해방군이 결성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제작자인 황젠신(黃建新)도 "젊음은 연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건군대업에 젊은 배우를 기용한 것을 지지했다.

지난 27일 중국에서 개봉한 건군대업은 2009년 건국대업(建國大業), 2011년 건당위업(建黨偉業)을 잇는 국·당·군 선전 3부작 영화 중 최종 편이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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