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9년 만에 복귀…"다시 코미디에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다시 한 번 코미디계에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개콘'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에 코미디 프로들도 다시 생겨났으면 좋겠고요."
9년 만에 친정인 KBS 2TV '개그콘서트'로 돌아온 개그우먼 신봉선(37)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개콘'의 시청률 부진이 길어지면서 선배 개그맨들이 속속 합류하는 가운데 신봉선 역시 자신의 '레전드 코너' 중 하나로 꼽히는 '대화가 필요해'로 복귀했다. 과거의 영광을 함께 누린 김대희(43)도 함께다. 레전드 코너를 카드로 다시 꺼내 든 것은 그만큼 '개콘'을 제대로 살려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신봉선은 "프리퀄 버전이다 보니 풋풋함을 연기해야 하는데 대희 선배도 저도 많이 늙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그러면서 "하지만 이런 대학생 연기를 언제 또 해보겠느냐. 재밌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는 김대희와 강유미(34)도 함께했다. 김대희가 "김한국-김미화 선배님이 진짜로 부부인 줄 아는 대중이 많았듯이 저와 봉선이도 부부 같기도 하다"고 하자, 신봉선은 "정말 그런 게 있다"고 호응했다.
신봉선은 9년 만에 '개콘'에 복귀한 후 옛날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으로는 '단카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을 꼽았다.
"예전에는 카카오톡이 그렇게 대중화되지 않았는데 요새는 단카방에서 그렇게 수다를 떨어요. 실시간 시청률도 올리고, 방송을 보면서 리액션이 적은 동료를 보면 농담으로 지적하기도 하고요. 좋은 기사가 뜨면 같이 힘도 내고요. 요새는 다 같이 1주일에 8번을 만나기도 해요."
9년 만에 복귀하는 건 베테랑 신봉선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첫 녹화 때는 긴장이 돼서 두통약을 챙겨 먹었을 정도였다고 그는 전했다.
신봉선은 "함께했던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춰서 편한 점도 있었지만 공개 코미디 무대에 너무 안 섰다 보니까 짧은 대사도 잘 안 외워지고, 긴장감이 온몸에 휩싸였다"면서도 "무대를 잘 마치고 내려오면 다른 데서는 맛볼 수 없는 짜릿함이 있다"고 말했다.
900회 특집 이후 선배 개그맨이 대거 합류한 '개콘'은 개그우먼들이 주도적으로 코너들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신봉선과 강유미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런 시각으로 봐주셔서 개그우먼들이 힘이 난다"며 "여자 후배 중에도 재기발랄한 친구가 많은데 같은 코너를 해보려고 눈여겨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듯 선후배가 똘똘 뭉치고, 아이디어도 샘 솟듯 넘쳐나며 활기가 다시 돌고 있지만, 시청률이 반등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시기처럼 보인다.
김대희는 "선배 개그맨들도 한참 쉬다 온 만큼 바로 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신구가 조화되고 자리를 잡기까지 최소 3개월은 걸린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신봉선도 "후배들도 참 재기발랄하고 재능이 많다"며 "결국 '개콘'을 끌고 갈 것은 신인들이다. 그 친구들이 빨리 몸을 풀 수 있도록 코너도 같이 하고, 선배로서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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