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성명 "안보리 결의 심각한 위반…北 핵야망 포기하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앙아시아의 자발적 비핵화 모델 국가로 평가받는 카자흐스탄도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외무부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발사를 규탄했다.
외무부는 성명에서 "카자흐스탄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단호히 규탄한다"면서 "그러한 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세계에 위협을 조장하며 동북아 지역과 국제 정세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정책은 무책임하며 국제 비확산 과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전 지구적 비핵화 공동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자국민의 안전과 발전, 인류의 안녕을 위해 핵 야망을 포기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주문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도 "카자흐스탄은 모든 관련국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을 활성화하고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을 통해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카자흐스탄은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서방의 지원을 통한 경제 개발에 성공한 모범적 비핵화 모델 국가로 꼽힌다.
옛 소련 붕괴 과정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미국, 러시아, 영국에 이은 세계 4대 핵무기 보유국이었다.
1991년 12월 독립 당시 카자흐스탄은 1천400여 개의 전략핵무기와 100여 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40대의 전략핵폭격기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생 독립국 카자흐스탄은 '가난한 핵 보유국'과 '핵을 포기한 경제 신흥국'이란 선택의 갈림길에서 핵무기를 포기하고 선진국의 원조를 발판으로 경제개발에 나서는 길을 택했다.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투자와 불가침을 보장받고 1995년까지 자국 내 모든 핵무기를 러시아로 넘겼고 핵시설을 폐쇄했다.
이후 카자흐스탄은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서는 연평균 9% 이상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최근 2~3년 동안 국제 저유가와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경제난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옛 소련에 속했던 중앙아 국가 가운데선 가장 앞서 발전하는 나라가 됐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